▶ 현문스님 “마음의 때를 벗기는 수행으로 마음을 찾는 공부 중”
현문 스님(왼쪽)과 현담 마벽 스님이 하안거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타코마 서미사(주지 현담 마벽 스님)가 선원(禪院)을 개원해 한국에서 찾아온 큰스님을 비롯해 스님들이 하안거(夏安居) 수행과 정진을 하고 있어 화제다.
한국 불교 조계종 25개 본사 가운데 한 곳인 경남 양산 통도사의 해외포교당(말사)인 서미사는 올해 경내에 ‘무쌍선원’(無雙禪院)을 열었다. ‘서로 견줄만한 것이 없을 정도로 최고의 선원’이라는 의미를 담은 ‘무쌍선원’의 한자 현판은 유명 서예가가 통도사에 써준 것을 그대로 본을 떠와 다시 제작해 걸었다.
서미사가 선원을 열 수 있었던 것은 조계종 총무부장은 물론 통도사 주지를 두 차례나 역임했을 정도로 큰스님인 현문스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통도사 주지를 물려주고 통도사내 유명 암자인 자장암의 감원(監院)인 현문 스님은 한국에서 수행으로 유명한 스님 네 분을 모시고 서미사를 찾았다.
현문 스님과 서미사 주지인 마벽 스님까지 6명의 스님들은 지난 5월부터 선원에서 수행과 정진을 하는 하안거에 들어갔다. 한국 귀국 일정 등을 감안해 8월15일 마치게 되는 서미사 무쌍선원의 하안거는 스님 6명이 매일 8시간씩 앉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안거는 당초 인도에서 유래됐다. 우기가 시작되면 작은 동물들까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괜히 외출을 하면서 살생을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스님들이 사찰에서만 지내며 수행 정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음력 4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하는 하안거가 다소 부족하다 해서 겨울에 참선하는 동안거까지 6개월을 한다.
안거를 하는 동안에는 스님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앉은 자세로 화두(話頭)를 갖고 개별 수행과 참선, 정진을 한다.
현문 스님은 “마음의 때를 벗기는 것이 수행이며 마음 밭을 지으며 마음을 찾는 공부를 하는 것이 수행이고 정진”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모든 것에는 이름이 있고 ‘마음’이라는 이름이 있는 데도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하지 않고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며 “스님들이 안거를 하면서 정진하며 수행을 통해 마음을 찾는 공부를 하는 것이 바로 하안거”라고 말했다.
현문 스님은 “마음을 깨치며 균형감각이라는 덕목을 갖춘 사람을 나는 부처라고 생각한다”면서 “종교인은 자기 위주에서 벗어나 남 위주의 객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미사 주지인 현담 마벽 스님은 “한국에서 하안거나 동안거를 할 경우에는 스님들이 참선하고 정진만 할 수 있도록 모든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진다”면서 “한국에 비해 다소 미흡해도 서미사가 선원을 개원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