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삐진 사람, 빠진 사람, 뼈든 사람

2024-06-10 (월) 07:54:04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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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으로 사는데 사람이 아니라면 그것만큼 불행한 일도 없다. 사람인데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도리나 행동을 하지 않을 때 동물에 비하여 표현할 때가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이다.

사람은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지만 그 중에서 늘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 물 한모금을 마시더라도 기분 좋게 마시기보다는 불안하고 불평하는 마음으로 마시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을 가르켜 삐진 사람이라고 한다. 정신적으로 삐지는 사람의 특성은 사랑의 결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랑에서 나오는 기대감이 지나쳐 욕심이 되면 서로의 인간관계가 시기와 질투로 변하게 되고 그 마음을 통제하지 못하면 정신적 우울감과 공포심에 사로 잡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로 폭력과 살인같은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예일대학의 심리학 교수 살로비(P.Salovey) 박사는 미국 범죄의 20%가 질투심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한 것처럼 사람의 마음이 삐질 때 얼마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디모데전서6:6)


또 어떤 사람은 어딘가에 깊이 빠지는 사람이 있다. 미국 인구의 10%가 알코올 중독자이고, 그 중에서 여성도 33%가 된다고 한다. 또 미국에서 마약을 포함하여 약물 과다복용으로 매년 10만명이 넘는다고 하니 중독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아야 한다.
성경에 요셉이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요셉은 당시 고대 이집트의 군대장관 집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장관의 부인이 집에 둘만이 있을 때에 요셉에게 성적으로 유혹을 했다. 요셉은 그 유혹을 거절하고 그 상황을 피하게 된다. 그 일로 오히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했지만 결국 요셉은 그 사건의 시작으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다.

어딘가에 빠지는 것은 참 쉬운 일이다. 말도 나쁜 말은 쉽게 배우는 것처럼 좋은 일은 힘들고, 나쁜 일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빠진다는 것은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당연히 있다.

발명왕 에디슨이 전구 하나를 발명하려고 만 번의 실험과 실패를 해서라도 전구를 발명할 수 있을 때까지 연구에 빠진다면 그것마저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빠진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을 위하기 전에 자신을 위한 좋은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결국 뼈대가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목사이면서 의사이고 또한 신학자일 뿐 아니라 음악가였다. 슈바이처는 90세를 사는 동안 52년을 아프리카 가봉 지역에서 병원을 세워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선교와 의료 봉사를 하였다. 이러한 그의 헌신과 봉사 정신 때문에 1952년에는 노벨 평화상까지 받게 되었다.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지만 완전함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태도는 있어야 한다. 그 태도가 바로 이름하여 뼈대가 있는 사람, 뼈든 사람이다. 이 뼈대가 있는 사람은 가볍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무겁게 주관과 목적과 소신과 신앙과 의지와 의리가 굳건하게 서 있는 사람이다. 대한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의사의 의지와 결연한 행동은 뼈대 있는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을 분명히 보여준다.

성경은 말씀한다.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에베소서4:14)
작은 일에도 삐지지 않고, 나쁜 일에도 빠지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해 희생하려는 뼈든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은 든든하고 건강한 공동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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