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히잡이냐, 카우보이 모자이냐?

2026-03-09 (월) 08:07:43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크게 작게
1980년을 전후해서 이란의 팔레비 왕조가 망하고 이슬람 성직자 루홀라 호메이니가 정권을 잡는 소용돌이 속에서 당시 미국의 주 이란 대사관 직원 52명이 444일간 억류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때에 이들을 구출하려는 소위 독수리 발톱작전(Operation Eagle Claw)을 벌였다.

그러나 날씨관계로 모래폭풍이 발생하여 미국의 델타 포스(Delta Force) 기동대가 헬기의 오작동으로 자기끼리 충돌하는 바람에 8명의 목숨만 잃고 철수로 결국 작전 실패로 끝났다. 미국의 치욕의 역사이며 카터 대통령은 결국 재선의 실패까지 이르렀다.
미국의 이러한 치욕의 사건이 일어날 때면 국민들은 언제나 서부 개척 정신(new frontier) 운운하며 노래는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컨트리 뮤직(country music)이 유행하여 케니 로저스 같은 가수가 나타난다. 옷은 가죽의 긴 장화(cow boy boots) 커다란 버클의 가죽 혁대를 두른 청바지, 그리고 훌렁거리는 소위 후린지가 달린 셔츠, 챙이 넓은 카우보이 모자가 유행을 탄다.

나도 당시 그것이 멋이 있어 보여서 긴 장화는 아니더라도 뒷 굽이 높은 반장화를 신고 청바지에 셔츠를 입고 토트백(Tote bag)을 들고 거들먹거리며 활개치고 거닐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45여년이 지난 요즈음 미국이 이란에 폭격을 가하고 루홀라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알리 하메네이 및 파워 그룹 다수를 죽이는 사건이 했다.
이유가 원자폭탄을 만들려는 의도를 없애야 한다, 자국민을 무차별 학살하는 반인류적인 행동을 멈추게 해야 한다, 자국민을 굶겨 죽게 하면서 헤즈볼라 등 테러 조직에 자금을 주고 있어 전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니 이를 멈추게 해야 한다 운운 하지만 나로서는 미 국민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을 풀려는 복수로 보인다. 사실 나도 미국이 창피를 당했고 복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탄생한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역사와 더불어 시작한 이란은 고원의 나라이며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들, 인구 8천만의 나라, 우수 민족이란 아리안족의 줄기 등 만만한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첨단 무기로 계속해서 파괴를 하고 있자만 이란도 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위해를 가하여 통행을 방해하는 등 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들겨도 또 두들겨도 해결이 안 되어 이제 쿠르드 족을 꼬드겨서 그들로 하여금 지상전을 벌이게 하는 지경에 이른 것 같다. 이것으로 해결이 날까? 어둡다. 해결이 아니라 더 진흙 수렁에 빠질 것 같아 걱정이 된다. 이 이전투구가 몇 날 몇 달 정도가 아니라 몇 년이고 계속될 것 같다. 더구나 미국 여론도 이란 폭격에 찬성보다 반대가 두 배나 많다.

그리고 이란이 이슬람교의 성경 격인 코란의 가르침에 무게를 두고 있는 수니파가 아니라 족보를 들먹이며 모하메드의 후예 하면서 고집불통의 과격파 시아파의 종주국이란 점이 더욱더 나를 우울하게 한다.

내가 단골로 다니는 주유소의 휘발유 값이 하루사이에 20센트가 올랐다. 이제 몇 달 지속되면 모든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고 제 2 석유파동이 일어날까 걱정이 된다. 석유파동 당시 세계는 소위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불황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되었고 특히 한국처럼 석유 한 방울도 안 나는 나라는 아주 큰 곤경에 처했었다.

과연 미국과 이란 어느 나라가 승자일까? 이란 테헤란 거리에 히잡을 쓴 여인들이 만면에 웃음 띠고 만세하고 있을까? 아니면 할리우드 거리에 카우보이 모자를 쓴 컨트리 송 가수가 기타를 치며 승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까?

나의 감정의 세계에서는 미국이 승리하여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맥주잔을 높이 쳐들고 싶다. 하지만 나의 이성의 세계에서는 서울 강남 테헤란 로에서 여자는 히잡을 쓰고 남자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세계는 평화스럽다 하며 모두 함께 힙합 춤을 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