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용 전년비 5.8% 감소
▶제약·전자·금융 등 집중
▶ 인건비 등 경비 절감에 전체 일자리 증가 둔화
올해 전국 대학 진학생들이 한층 어려워진 취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졸업자 신규 채용은 전년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로이터]
미국의 올해 대학 졸업생들이 약 2년 새 사정이 바뀌어 불확실성이 커진 취업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봉쇄로 고등학교 졸업식이 취소됐고, 최근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 관련 시위로 대학 졸업 행사마저 차질을 빚는 상황에 처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이들 졸업생 다수가 불확실성이 커진 노동 시장으로 인해 또 다른 통과 의례, 즉 첫 일자리에 대한 희망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대학·고용주협회(NACE)에 따르면 올해 갓 졸업자의 채용이 지난해에 비해 5.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NACE가 2015년 회원사 고용주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감소세다.
이번 조사에서는 제약사, 전자제품 제조업체, 금융 및 보험 분야의 채용 축소가 고용 감소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엔지니어링 등 일부 인기 전공 졸업자들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졸업생들은 자신들이 공부한 분야의 고임금 업종에 취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또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4세 학사 학위 소지자의 올해 4월 실업률은 1년 전 4.2%에서 5%로 증가했다.
취업 사이트 인디드(Indeed)의 이코노미스트 닉 벙커는 2년 새 사정이 달라졌다며 명문학교 출신들이 선호하는 금융, 소프트웨어 개발, 마케팅 등의 사무 직종 구인 공고 수는 “매우 적다”라고 말했다. 2022년 호황 이후 팬데믹 이전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뉴욕대의 와서먼 경력개발센터(WCCD)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전면적인 취업 박람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를 포함한 거대 기술 기업들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실시한 후 뉴욕대를 포함한 많은 대학의 캠퍼스 내 채용 프로그램을 대폭 축소했다.
매켄지와 KPMG, 베인 등 주요 컨설팅회사들은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 자발적인 퇴사자 수가 줄자 최근 저성과자를 줄여나가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섰다.
최근 몇 달 동안 전반적인 일자리 증가 수준도 둔화됐다.
전국 고용주들은 4월에 17만5,000개의 일자리를 추가했는데, 이는 전문가 추정치 24만명보다 훨씬 적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채용은 30% 감소했으며, 특히 금융·보험 분야의 채용은 지난 3월 기준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경제가 쿨다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통상 기업들이 가장 큰 비용 중 하나인 인건비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채용도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또한 인공지능(AI)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직원이 예전보다 덜 필요하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기술 기업들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하다. 해고 관련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기술 기업들은 금리 상승으로 지난해 26만3,180명을 해고했는데, 이는 전년도보다 무려 59% 증가한 수치다. 고임금 선호자들에게 가장 인기였던 실리콘 밸리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졸업생들은 새 직장을 알아보면서 더욱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졸업생들은 이전 졸업생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입사지원서를 냈으며, 더 다양한 직무에 지원했다고 FT는 구직플랫폼 핸드셰이크의 설문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졸업생들은 구직 시 직장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시 한다고 답했다. 새 직장에서 재택근무를 고집하겠다는 비율도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