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알렉스 정 이야기

2024-05-14 (화) 오대석 펠리세이즈 팍 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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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정 검사의 이야기는 늘 제 마음에 울림을 줍니다. 제가 들은 이야기를 인용합니다.

뉴욕 브루클린 지방 검찰청. 마약, 살인 등 각종 형사범죄를 전담하는 이곳은 미국의 일류 검사들만 모이는 곳입니다. 이곳에 부하 검사 80여명을 통솔하는 최연소 부장 검사가 되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람. 바로 알렉스 정(정범진)입니다.

그는 어깨 아래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전신마비 중증 장애인입니다. 그는 어떻게 장애를 극복하고 미국에서 부장검사가 되었을까요? 그는 9세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미국으로 이민 왔습니다. 조지워싱턴 법대에 진학한 그는 화려한 학벌, 키 176cm의 미남에 만능 스포츠맨, 결혼을 약속한 여자도 있었으며 남부러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의의 교통사고가 그의 운명에 도전해왔습니다. 1991년 25세 때 방학을 맞아 텍사스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던 길에 당한 교통사고, 의식을 찾아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손가락 하나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자동차 지붕이 머리를 짓눌러 목이 부러지고 만 것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한인들이 미국에 정착하면서 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이들을 위해 일하려고 법대에 갔는데 졸업 1년을 남기고 꿈을 접어야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겠지..’라는 꿈을 가졌으나 재활가능성 제로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사랑하던 여자마저도 떠났습니다. 너무나 절망한 나머지 하나님을 원망했고, 병원 층계에서 떨어져 죽을까… 계단을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고생하시는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발길을 돌리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타고 뉴욕의 퀸즈 공동묘지 인근을 지나게 되었는데, 그때 그의 인생을 바꾸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 평도 안되는 관 속에 누워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휠체어라도 타고 넓은 세상을 돌아다니는 게 훨씬 재미있지 않은가.” 그는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여 다시 일어서 도전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검사는 휠체어를 타고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생각을 바꾸니 새로운 희망이 생겼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팔에 고리를 채워 손가락 사용법과 글씨 쓰는 법 등을 새로 배우면서 숟가락만 들 수 있는 것도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도 힘든 변호사 시험을 전신마비의 몸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사고 후 2년 만인 26세 때 합격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좌절 속에서 저를 건져내신 분은 하나님입니다. 10년 넘게 지금껏 휠체어만 타고 살면서 하나님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삶은 고마운 것이니까 낭비하지 마세요. 뭐든지 노력하면 이룰 수 있습니다.”

마이애미대학교 심리학과의 마이클 맥클로우 교수는 성경 말씀을 기반으로 감사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오랜 연구 후 마이클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감사를 하면 마치 ‘리셋’ 버튼을 누른 것처럼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행복감이 올라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감사할 때 좌뇌의 전두피질이 활성화되면서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감사’를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는 더 나은 결과로 우리를 이끕니다. 생각은 행동을 만듭니다. 행동은 습관을, 습관은 운명을 만듭니다. 찬란한 5월, 부모님께 감사하고, 형제자매, 스승에게 감사하고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그 누군가에게 감사의 표현을 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운명도 바뀌어질 겁니다.

<오대석 펠리세이즈 팍 한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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