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한인들도 “수퍼화요일 한 표 행사했어요”

2024-03-06 (수)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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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 유권자 관심 적어 투표장 분위기는 다소 썰렁

▶ 민주 바이든·공화 트럼프 재대결 사실상 확정될 듯

VA 한인들도 “수퍼화요일 한 표 행사했어요”

한 유권자가 수퍼화요일에 드랍 박스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로이터>

수퍼화요일(Super Tuesday)로 불리는 5일 버지니아에서 대통령 선거 프라이머리(Primary, 예비선거)가 실시된 가운데 한인들도 이른 아침부터 한 표를 행사했다.
센터빌에 거주하는 이 모 씨는 “아침 출근에 앞서 집 근처에 있는 디어 파크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했는데 투표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면서 “투표장에서 민주당 투표지를 선택한 후 기표했다”고 말했다.

버지니아는 오픈 프라이머리(Open Primary)주이기 때문에 유권자는 공화나 민주당의 예비선거에 자신의 소속 당과 상관없이 한 당을 선택해 참가할 수 있다.
페어팩스에 거주하는 윤 모 씨는 “사실 민주당이지만 공화당 투표용지를 달라고 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를 했다”면서 “이민자를 좋아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총 16개주에서 경선이 진행됐다. 민주당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81세),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77세)이 버지니아 예비선거에서 각 당의 후보로 될 것이 유력시 되는 예비선거라서 그런지 유권자들의 큰 관심은 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비엔나에 거주하는 황 모 씨는 “매년 대선과 총선에서 투표를 했는데 올해 예비선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투표를 하든 안하든 민주당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 공화당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도 그렇고 두 후보 모두 마음에 당기는 후보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센터빌에 거주하는 P 모 씨는 “저의 경우에는 한인들의 권익신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리버티 중학교에서 투표를 했다”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주류사회에서 우리를 투명인간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각 당 대선 후보 경선의 분수령인 이번 선거를 계기로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4년만에 재격돌하는 선거구도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퍼화요일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8개월간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으며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딘 필립스 하원의원,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수퍼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의 경우 1천420명의 대의원을, 공화당은 865명의 대의원을 각각 할당하게 되며 대부분의 주에서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대의원을 배분한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3천934명의 대의원 중 1천968명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까지 206명을 확보했으며 필립스 하원의원 등은 아직 대의원을 한 명도 얻지 못했다.

공화당은 2천429명의 대의원 가운데 1천215명을 받아야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7명을 받아 이른바 ‘매직 넘버’에서 960여명 정도 모자란 상태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실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오는 7~8월 전당대회 행사에서이지만 사실상 수퍼화요일 경선을 거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선 대결 모드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상황이지만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변수도 적지 않아 승패를 미리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대선 정책 이슈로는 경제 문제와 함께 불법이민, 낙태 문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후보별로는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 리스크,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에 각각 노출된 상태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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