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언어순정주의자의 탄원서”

2024-03-04 (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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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어문을 고발함’ 변완수 선생 출판간담회

“언어순정주의자의 탄원서”

변완수 선생이 지난 2일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자신의 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 어문(語文)의 타락(墮落狀)이 하 분키로 부득이, 이 통분(痛憤)의 글을 쓴다.”
‘한국 어문을 고발함’(이화문화출판사)의 저자 변완수 선생은 지난 2일 설악가든에서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모든 문제의 장본은 한글 전용에 있고 그 장본인은 다름 아닌 한글 전용론자(專用論者)들이다. 우리 선인들이 수 천년간 써 오신 한자(漢字), 우리의 그 국자(國字)를 짓밟고 한글 전용 광란 반세기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 민족 문화는 쇠진(衰盡)하고 단대적(斷代的) 비극을 초래했을 뿐”이라고 개탄하면서 “한글 전용은 우리 민족 문화의 난적(亂賊)이며 이 책은 한 외로운 언어순정주의자(言語純正主義者)의 탄원서”라고 소개했다.

책은 문어편(文語編)과 발음편(發音編)으로 나뉘어 단어의 오용, 수사와 단위, 중복어, 부자연한 표현을 비롯해 잘못된 발음, 모음의 착란, 연음의 혼란 등 저자가 직접 수집한 사례를 통해 어문의 타락상을 지적하고 바로 잡는다.

저자는 “소통(疏通)은 말과 글이 통하는 것인데 한글 전용으로 언어의 기능이 상실됐다”며 “쉽고 편한 것만 찾을 것이 아니라 한자를 공부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한자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한글은 한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이며 한자를 알면 빨리 이해할 수 있고 넓고 깊은 사유가 가능하다”면서 “한자와 한글은 떨어져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소 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오죽 화가 났으면 그리 했겠냐”며 “지인들에게도 이렇게 지적하다보니 남아있는 친구도 없다”면서 “그래서 외로운 언어순정주의자는 이렇게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1934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변완수 선생은 건국대를 졸업하고 대한석탄공사 근무 중 1967년 유학차 미국에 왔으며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한문고전서당(三隅反塾)을 개설해 10년간 강의했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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