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737맥스9 품질관리 강화...‘동체 구멍’ 사고ⵈ렌튼공장에 독립 점검팀 배치

2024-01-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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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잉 사고는 아웃소싱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지적

보잉, 737맥스9 품질관리 강화...‘동체 구멍’ 사고ⵈ렌튼공장에 독립 점검팀 배치

로이터

지난 5일 포틀랜드 상공을 비행하던 737 MAX9 항공기의 ‘도어 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떨어져 나간 사고 후 탑승객과 연방항공청(FAA)은 물론 고객 항공사들로부터 쏟아진 비난으로 사면초가가 된 보잉이 15일 이 항공기 기종의 품질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스탠 딜 여객기 부문 회장은 MAX9 기종을 조립하는 렌튼 공장에 보잉의 자체 감독은 물론 외부 독립 점검팀을 배치하고, 고객 항공사들이 렌튼 공장과 부품 공급업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 공장에서 주문 비행기의 제조과정을 직접 감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위치타(캔자스주)에 소재한 스피릿은 도어 플러그를 포함한 MAX9 동체를 최종 조립해 열차 편으로 렌튼으로 보낸다. 도어 플러그는 항공사들이 필요에 따라 출입구로 사용하도록 동체에 뚫어 놓은 것으로 밖에서는 문처럼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표시가 나지 않는다.


딜 회장은 이날 전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사고 기 외에 여러 대의 다른 MAX9 기에서도 도어 플러그에서 느슨한 볼트가 발견됐다며 “이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일이라고 강조했다.

딜 회장의 이 같은 발표에 앞서 보잉의 가장 충직한 고객인 알래스카항공은 지난 12일 성명을 발표하고 “보잉 경영진과 솔직한 대화를 나눈 끝에 다음 주부터 보잉이 제작하고 있는 알래스카항공의 주문 비행기들을 우리 측 점검팀이 현장에서 감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FAA의 마이클 휘태커 청장도 보잉 공장에 제3의 ‘기술부문 비영리기관’ 점검 팀을 파견해 현장에서 품질관리를 감시하고 결과를 FAA에 보고토록 하는 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FAA는 지난 12일 737 MAX9 항공기 171대의 운항금지를 무기한 연장하고 이중 우선 40대에 대한 안전점검을 다시 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운항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는 오랜 기간 비용 절감만을 앞세워 품질 관리를 무시한 보잉의 아웃소싱 관행이 근본적 배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보잉의 기체 생산 외주사인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의 운영 실태와 안전을 도외시한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보잉 737 맥스9의 기체를 제작한 캔자스주 위치타의 스피릿 공장은 2005년까지 보잉이 직접 운영하던 시설로, 당시 보잉은 최종 조립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따라 공장을 매각했다.


이후 스피릿은 보잉에 기체를 제공하는 유일한 공급업체가 됐지만 생산 문제와 품질 저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피릿의 전현직 직원들은 생산 속도를 높이라는 보잉의 무리한 요구 탓에 근로자들이 비현실적인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하루 2대 속도로 기체를 생산할 경우 한 달간 볼트와 리벳 등으로 채워야 하는 구멍이 1,000만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넬 비어드 국제기계항공노조 스피릿 위치타 공장 지부장은 "스피릿이 직원들에게 작업을 너무나도 재촉하는 탓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는 비행기가 전 세계에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잉은 2018년과 2019년의 추락 사고 이후에도 이런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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