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VA 선거 역대급 ‘쩐의 전쟁’

2023-11-06 (월)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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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상·하원 모두 2석으로 다수당 바뀔수 있어

▶ 선거구 재조정으로 북VA만 4개 지역구 접전

양당 모두 수백만 달러 쏟아부으며 총력전

버지니아 주 의회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주 상원은 민주당 22석, 공화당 18석으로 민주당이 앞서고 하원은 공화당 50석, 민주당 46석으로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4석은 공석). 이에 공화당 글렌 영킨 주지사는 “주 하원뿐만 아니라 상원도 차지해야 논란 없이 보다 효율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공화당 후보들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민주당에서는 “공화당 주지사가 이번 선거를 내년 대선에 이용하려는 꼼수”라며 “견제와 균형을 강조해온 버지니아의 전통을 왜곡하지 말라”고 반격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상·하원 모두 2석만 추가하면 다수당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양당 모두 반전을 노리고 있다. 특히 선거구 재조정으로 상원 11개, 하원 33개 지역구가 현역 의원 없이 선거를 치르고 있다. 북버지니아의 경우 총 4개 지역구가 접전지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양당 모두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 부으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주 상원 31지구(라우든·퍼퀴어 카운티)에는 1,1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돼 가장 비싼 선거를 치르고 있으며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 러셋 페리(Russet Perry) 후보가 260만 달러, 공화당 후안 파블로 세구라(Juan Pablo Segura) 후보가 130만 달러를 모금했다. 당 차원의 지원은 물론 영킨 주지사가 자신의 정치단체(Spirit of Virginia PAC)를 통해 세구라 후보에게 30만 달러를 지원했다.

상원 30지구(프린스윌리엄, 매나세스)에서도 양당 후보의 선거자금이 330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됐으며 지난달에만 120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도 영킨 주지사가 공화 후보에게 11만3천 달러를 지원했다.

주 하원 선거에서도 접전지역인 21지구(게인스빌, 헤이마켓)에 520만 달러, 22지구(린튼 홀, 브리스토우)에 360만 달러가 투입되는 등 막대한 물량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 하원 21지구의 민주당 조쉬 토마스(Josh Thomas) 후보는 180만 달러를 모금해 하원 선거자금 실적에서 2위를 차지했으며 22지구의 민주당 트래비스 넴하드(Travis Nembhard) 후보도 110만 달러를 모금해 4위를 기록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표를 얻는가가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얼마나 많은 선거자금을 모금했는가도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지표로 인식된다. 대선이나 연방 선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버지니아에서 역대급 ‘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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