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할머니 저에요…”다급한 목소리에 속을 뻔

2023-09-24 (일)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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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 사칭한 시니어 대상 사기 주의

최근 들어 노인을 타깃으로 가족 목소리로 변조한 전화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사기 범죄가 인공지능 AI를 이용해 가족 목소리까지 변조하는 단계로 진화한 것.

엘리콧시티에 거주하는 87세 신 모 씨는 지난 20일 오후 12시 30분께 손자의 목소리로 어려움에 처해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기 전화를 받았다고 본보에 제보했다.

신 씨는 “아들 전화번호 끝 네 자리와 같은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손주 목소리가 들렸다”며 “손주는 ‘갑자기 급한 상황에 처해 1만2,000달러가 필요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 씨는 “‘아빠나 엄마한테 연락했냐’고 묻고 ‘무슨 상황이냐’고 물었는데도 계속 똑같은 말만 반복해 이상했다”며 “‘지금은 현금이 없으니 우선 전화 끊어보라’고 했더니 같은 말만 반복하다 통화를 끊어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통화를 마치고 며느리한테 전화했더니, 며느리가 이 같은 사기 전화가 많아 피해를 당하는 노인들이 많으니 절대 응답하지 말고 조심하라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하워드카운티 경찰국은 손자, 손녀가 금전적 어려움에 처했다는 다급한 전화에 조부모들은 사기범들의 요구에 따라 돈을 송금하는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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