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 출구 전략부터 마련해야
▶그동안 소홀했던 재정 상태 파악
▶ 주택 소유권은 상황에 따라 결정
▶은퇴 계획 포기할 각오 필요해
최근 황혼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은퇴 재정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황혼이혼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로이터]
황혼이혼으로 주택 소유권을 떠안으면 모기지 부채 상환 의무도 함께 따라온다. 주택 소유권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주장하는 것이 좋다. [로이터]
수십 년을 같이 살아도 해결 안 되는 것은 해결이 안 된다. 그래서 자녀를 다 성장시킨 뒤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커플이 있다. 황혼이혼도 젊어서 하는 이혼만큼 감정적 타격이 크다. 하지만 감정보다 더 큰 상처를 입는 것이 바로 재정이다. 은퇴를 위해 평생 차곡차곡 모은 재산이 황혼이혼으로 인해 갈라지기 때문이다.
■황혼이혼 갈수록 늘어
1990년 50세 이상 부부의 이혼을 의미하는 황혼이혼 비율은 약 8%였다. 보울링 그린 스테이트 유니버시티 산하 ‘전국 가족 및 결혼 연구 센터’(National Center for Family and Marriage Research)에 따르면 현재 황혼이혼 비율은 40%로 급격히 높아졌다.
대부분 황혼이혼 부부는 그동안 ‘자녀 때문에’ 참고 살다가 자녀가 출가하면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해 황혼이혼을 선택한다.
부부 중 한 명은 은퇴해 집에서 뒹굴뒹굴 노는데 다른 배우자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경우, 그동안 같이 열심히 모은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의견 차이 때문에 황혼이혼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안타깝게도 황혼이혼을 피할 수 없다면 재정 출구 전략부터 냉정하게 살펴야 할 때다.
■재정 서류 정리
결혼 기간 배우자에게 돈 관리를 맡겼다면 자신의 재정 상태에 대해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부부가 공동으로 제출한 세금 보고서를 다시 꺼내 검토한다. 에퀴팩스, 익스페리언, 트랜스 유니언 등 3대 신용평가기관이 발급하는 크레딧 리포트도 점검해야 한다.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애뉴얼크레딧리포트닷컴’(annualcreditreport.com)을 통해 무료로 크레딧리포트를 발급받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은행 잔고 증명서를 확인하는 일도 잊으면 안 된다. 그동안 재정 관리에 관심이 없었다면 이제는 냉정하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변호사와 상담 후 계좌 인출
부부 공동명의로 된 은행 계좌와 관련해서는 이혼 전문 변호사 등과 상담이 필요하다. 부부 공동명의 계좌 잔액을 배우자 단독 명의로 된 계좌로 이체하거나 급하게 인출하려다 법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자신의 명의로 은행 계좌나 크레딧 카드 계좌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설정이 필요하다. 부부 공동명의 계좌나 배우자 한 명이 권한자로 지정된 계좌를 사용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서다.
■주택 소유권은 상황에 따라
가장 힘든 이혼 절차가 주택 처분이다. 주택을 처분해 배우자와 분배하는 과정도 복잡하지만, 자녀를 키우며 정든 집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려는 배우자가 많다. 감정에 앞서 주택 보유에 따른 득실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남은 모기지 대출을 혼자 갚을 수 있을까? 재산세, 보험료, 수리비 등 주택 보유에 따른 비용은? 등의 문제에 대한 답이 확실할 때만 주택 소유권을 고려한다
황혼이혼을 하는 어떤 배우자는 주택을 개인 명의로 전환하는 대신 은퇴 연금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다. 주택 자산이 충분하더라도 자산을 현금으로 활용하려면 집을 팔거나 담보 대출을 받아야 한다. 집을 팔면 다시 살 집을 구해야 하고 대출로 인해 발생하는 이자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공동 크레딧 부채 의무 없어지지 않아
한쪽 배우자가 부부 공동 크레딧 카드를 혼자 갚기로 자체 합의하는 부부도 있다. 그러나 이혼 합의로 크레딧 카드 부채 상환에 대한 부부 공동 의무가 없어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법률 정보 사이트 ‘노로’(Nolo)에 따르면 이혼 합의로 한쪽 배우자가 크레딧 카드 부채 상환 책임을 떠안아도 크레딧 카드 회사와 부부가 공동으로 맺은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따라서 크레딧 카드 부채를 갚기로 한 배우자에게 이혼 후 연체나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면 크레딧 카드 회사가 다른 배우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재정만큼 감정도 잘 챙겨야
황혼이혼은 몇십 년간 모은 은퇴자금을 상대 배우자와 나눠야 하는 것을 뜻한다. 배우자와 어떤 비율로 분배하는지에 따라 기대했던 은퇴 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은퇴 시기가 늦춰져 일을 더 해야 할 수도 있고 주거비가 덜 드는 작은 집을 이사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평생 꿈꿔온 크루즈 여행도 포기의 기로에 놓여있다. 여러 재정적, 법률적 문제를 처리하다 보면 감정 관리를 소홀하기 쉽다. 황혼이혼에 따른 재정 문제도 중요하지만, 감정적 지원을 받는 일에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