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퍼널전략

2023-08-21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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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는 빅맥을 판매하지만, 빅맥은 어디까지나 ‘홍보용’ 제품이다. 맛있는 빅맥은 간판제품으로서 싼 가격을 강조하며 이익은 기대하지 않는다. 대신에 빅맥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프렌치 후라이와 청량음료를 반듯이 권한다. 맛있고 부드러운 프렌치 후라이는 맥도널드의 또 다른 과시적 상징이 되어 이윤을 높이는 ‘수익형’ 제품이 된다.

일반적으로 청량음료수의 원가비율은 3%이내이다. 엄청난 이익은 청량음료, 프렌치 후라이, 쿠키 같은 ‘수익형’ 제품에서 나온다. 그 밖에 생선이 들어간 피시 필레(fish fillet)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색용’ 제품도 준비하여 포트폴리오상의 균형을 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마케팅 전략을 ‘퍼널전략’이라고 한다.” (홍성태의 ‘보이지 않는 뿌리’ 중에서)

맥도널드가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판매를 광고하는데 제품 한 개당 2.91달러가 들어간다. 빅맥 하나를 3.25달러에 팔면 0.34달러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상품 판매는 그 다음부터 시작 된다.

드라이브스루 창문 앞에서 손님이 빅맥을 주문한 후에 판매원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빅맥과 함께 파삭파삭한 프렌치 후라이와 시원한 콜라도 사시겠습니까. 후식으로 달콤한 초콜릿 쿠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홍보용 제품보다 수익형 제품의 수익은 훨씬 크다. 프렌치 후라이 1.75달러, 콜라 2.75달러, 쿠키는 1.25달러이다. 맥도널드는 상향판매로 무려 한 고객당 5.75달러의 수익을 남긴다. 말하자면 빅맥은 간판제품에 불과하고 진짜 수익은 음료수, 프렌치 후라이, 쿠키 등과 같은 별도의 수익제품에서 올리고 있다. 이처럼 홍보형 제품을 통하여 수익형 제품으로 급상승하는 것을 ‘퍼널(Funnel}’ 효과라고 한다.

유배지로 붙잡혀 간 불우한 민족은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이교도와 제국주의의 압제아래서 오히려 번성하여 고국으로 귀환한 민족은 유다민족이 유일하다. 기원 전 566년, 유다는 바빌론의 느부갓네살에게 멸망했다.

하지만 유다는 바빌론 유배지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아 70년 만에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귀환할 때 가지고 온 신앙의 열기는 엄청났다. 하지만 그 열기는 시간이 흐르면서 이방인에게 동화되었고 점점 식어갔다.

귀환자 중 느헤미야와 에스라가 가지고 온 것은 특별했다. 그것은 바빌론 포로기 상황에서 깨달은 선민백성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담은 개정판(改正版) 신명기였다. 느헤미야와 에스라는 이 책을 가지고 유다의 신앙 정체성을 재건하고 하나로 묶었다.

놀랍게도 느헤미야와 에스라는 바벨론과 페르시아 제국의 왕들에게 신임과 도움을 받아 이 ‘신명기 프로젝트’를 크게 성공시켰다. 느헤미야와 에스라의 신명기 프로젝트는 퍼널전략과 흡사하다.

당신은 리더인가. 느헤미야와 에스라처럼 혼돈의 이 시대를 거룩한 회복의 신앙으로 반응하는 지혜로운 퍼넬 전략가가 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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