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자가 주목한 여성성, 미래 문명 지배”

2023-06-18 (일)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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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정신문화연 월례강좌 노영찬 교수‘도덕경’주석

“노자가 주목한 여성성, 미래 문명 지배”

노영찬 교수가 도덕경 6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에서 남성적 가치관으로 이뤄진 문명은 공격과 정복의 역사였다. 그러나 21세기 이후부터는 여성적인 가치관이 지배하는 문화가 강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조지 메이슨 대학 존슨센터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도덕경 6장 ‘신비한 여성’을 풀이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는 겸손, 생명력, 포용성, 유연함, 비움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인 가치관의 문명이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 교수는 “노자는 벌써 거의 2600여년 전에 ‘상징’을 이용해서 도(道)를 설명한 놀라운 지혜를 보여주고 있다. 놀랍게도 도덕경은 ‘골짜기’의 상징을 대담하게 인간의 세계로 이끌어 온다. 즉 여성의 생식구조를 골짜기로 보았다. 현빈(玄牝)이 바로 그것”이라며 “골짜기는 생명과 천지의 근원으로 여기에 생명의 신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빈이라는 말은 ‘신비스러운 여인’이라는 뜻도 된다. 여성이 바로 이러한 신비한 힘을 가졌기 때문에 남자들에게는 위협이 되었고 때로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 여자를 멀리하고, 경계하며 나아가 경멸까지 하는 문화나 가치관이 생겼다. 유교전통에서 여성에 대한 부정적 가치를 부여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45명의 회원이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김면기 박사는 “인간의 본모습을 자연의 흐름과 원리에서 찾는 성인의 모습을 통해 참된 삶, 진리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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