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독서칼럼 - ‘도덕적 리더십의 위력’

2023-06-05 (월)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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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리더십은 고통의 도가니에서 개발되고 불길의 한가운데에서 실천된다. 독재자 히틀러와 맞서서 끝까지 싸웠던 사람은 민주주의 도덕 철학으로 무장한 처칠이었다. 레이캬비크에서 고르바초프를 굴복시킴으로써 미사일 방어체제를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에트연방을 무너트린 사람은 도덕적 보수주의자 레이건이었다.

뉴욕에 에이즈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관료제도에 맞서 싸웠고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던 사람은 테레사 수녀였다. 다른 사람의 위엄과 자유를 위해 버밍햄 감옥에서 자신의 위엄과 자유를 희생한 사람은 마틴 루터 킹이었다. 이들은 모두 도덕적 리더십의 표상이다. (레스 쏘르바의 ‘Trust’ 중에서)

건강한 사회의 가장 큰 자산은 국민 개인의 도덕심이다. 택시 뒷좌석에 앉아서 돈이 든 지갑을 가져가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다. 도덕심이 무너지면 리더십도 무너지고 사회는 병든다. 도덕심이 살아나면 리더십이 살고 사회도 산다.


18세기 영국의 국회의원 중에 윌리엄 윌버포스라는 독실한 크리스천 이 있었다. 윌버포스가 어느 날 골방에서 조용히 기도하다가 영국 안에 있는 노예를 해방시키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그 당시에 영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잡아 온 노예를 팔아서 부를 쌓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아무도 윌버포스의 노예 해방운동을 찬성하는 정치인이 없었다. 오히려 자기를 반대하는 정적(政敵)만 늘어났다.

그래도 윌버포스의 도덕적 신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명예와 목숨을 걸고 노예 해방에 끈질기게 매달렸다. 마침내 1833년 7월 27일 국회에서 노예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통과 되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지 56년 만이다.

56년 동안, 반대자들은 윌버포스의 암살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하지만 윌버포스는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다짐하며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명예도, 물질도, 목숨도 다 내놓고 헌신했다. 그는 실로 도덕심으로 충만한 사람이었다.

모압 여인 룻은 룻기의 주인공이다. 룻기는 룻의 선한 도덕심에 대한 칭송으로 가득하다. 모압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불쌍한 시모 나오미를 떠나지 않고 지켜주는 룻의 선한 도덕심은 귀하고 아름답다.

룻의 선한 도덕심은 후손이 끊어 진 나오미의 가문을 위해 아들을 낳아준 사건으로 극치를 이룬다. 룻의 선한 도덕심은 예수에까지 맥을 이었고, 예수가 성육신 하셨을 때 이방인까지 품어 구원하는 기적을 실현했다. 당신은 리더인가. 거룩한 도덕심을 함양하라.

<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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