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사이드 - 워싱턴 선언

2023-05-10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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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지난 수년간 국제사회로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다. 그런데도 북한 정권은 미국과 그 동맹국으로부터 감지된 위협을 이유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는 지속적인 요청을 거부해 왔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되고 엄격하게 통제되는 사회 중 하나로 들어오고 나가는 정보가 거의 없는 정권이다. 인권 침해가 만연하고 주민의 대부분이 매우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 정권은 주민의 안녕보다 군사 및 핵 프로그램을 더욱 우선시하고 있다.

북한은 소련의 도움으로 1950년대에 핵실험을 시작했으며, 이후 수차례 핵 실험과 미사일을 발사해 왔다. 가장 최근의 2017년 핵 실험은 최대 250킬로톤의 폭발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한반도를 포함,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5년전 4월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은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남북한 두 정상은 2018년 4월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면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26일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번에는 그야말로 5년전 판문점 선언에 대응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은 2018년 같은 날 있었던 한반도 비핵화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포함한 판문점 선언과는 완전 상반된 것과 같은 것이다.

5박 7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하고 돌아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합의된 ‘워싱턴 선언’의 핵심은 “한미 양국간의 동맹은 공동의 희생 속에서 항구적인 안보협력을 통해 강화되었으며, 양국의 외교 역량을 활용한 긴밀한 연대를 자양분으로 발전해 왔다.

안보 파트너십으로 시작된 한미동맹은 민주주의 원칙을 옹호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진정한 글로벌 동맹으로 성장하고 확장되었다.

한미 양국은 핵억제에 관해 보다 심화되고 협력적인 정책 결정에 관여할 것을 약속하고, 두 정상은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협의그룹(NCG) 설립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에 한국의 모든 역량을 기여할 것임을 확인하였다.

이어 일본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으로 가진 한일정상회담도 이러한 한미간 합의 선언을 더욱 공고히 했다고 볼 수 있다. 미 국무부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국 파트너들간에 상호협력 체계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한일정상회담으로 한일, 한미, 한미일, 3국간의 동맹관계를 통해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 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되었다고 보도했다.

그간 누누이 한미동맹의 필요성과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워싱턴 선언에서 북한의 핵무장과 핵위협을 기정사실화하는 문구들이나 표현들을 보면, 한국과 미국이 뭉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는 것은 아닐까. 그럼 지금까지 수십년간 북한 핵무장에 대해 양국은 무엇을 해온 건가?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핵무장을 완성해 보이는데, 한미 양국은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확고히 추구한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은 핵무장에 성공했고, 한국은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보니 또 미국만 의지하고 따라갈 수밖에$ 미국도 북한이 소유한 핵무기를 강제로 뺏을 수도 없고, 북한을 계속 잘 어루만지면서 달래자 하는 상황으로 밖에 안 되는 것 같다. 어쩌나? 힘 없으면 도리가 없는 법. 이것이 국제사회 논리고 세상의 이치 아니겠는가.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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