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월입니다. 한국달력에는 이달에 입하(5/6) 즉, 여름에 접어든다는 시절인연을 알려주는 날도 있고, 여러 가지 좋은 날을 많이 알려 줍니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부처님 오신 날 등. 물론, 1년365일 날마다 모두 좋고 귀한 날이지만, 특별히 그날 하루라도 합당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이름을 입혀서 기리고 누리는 줄 압니다. 이는 멋진 정신과 의식의 표현이며 아름다운 문화운동으로서 사회 공동체를 건강하고 조화롭게 성숙 발전시키는 인문학적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승은 지난 봄 <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로부터 <시조생활>을 통해 늦게나마 신인상도 받고 등단이 인정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당선소감에서도 밝혔듯이, 산승이 사숙하는 분들 가운데 하나인 조선왕조말기의 초의선사(1786-1866)가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자하 신위 등 당대의 여러 문인 달사들과 시 문학을 통해 교류하면서 시대의 애환을 나누었던 방편을 오늘날에 이루어 보고 싶습니다. 주어진 지면의 한계에 맞추어, 올해 몇 날의 소회를 이름 따라 삼장/삼행의 평시조에 담아, 누리에 펼쳐지는 한류 분위기에 나름 동참하는 인연을 지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다가오는 ‘어버이날’(5/8)에 즈음하여: <어버이>
어머니 아버지의 낳고 기른 큰 은혜 / 버러지* 같은 삶에 날도록 키운 공덕 (*땅위의 애벌레가 나방이로 변신하듯) / 이 분들 없으셨다면 오늘 내가 글 쓰랴
‘스승의 날’(5/15)을 맞으며: <스승님>
스승의 가르치고 이끌어 준 큰 은덕 / 승리*의 지혜 자비 누릴 수 있게 하심 (*무지를 극복한 교육의 승리) / 님의 뜻 되새기면서 기립니다 고마움
‘부처님 오신 날’(5/27)을 기리며: <석탄절>
석존*의 거룩하게 오신 날 기리면서 (석가세존, 석가모니 부처님) / 탄원을 드립니다 생명 평화 가피를 / 절실한 여래의 깨침 사무치는 그리움
옛날부터 우리 배달겨레가 육체 측면으로는 부모, 정신 측면에서는 스승, 종교적 차원에서는 단군성조와 석존의 은혜에 감사하며 기려온 전통이 있습니다. 아울러, 장래를 위해 ‘어린이날’과 ‘성인의날’에도 젊은이들을 축하 격려하며 잔치를 베풀어 주시고, 어른들을 공경하는 모범을 보여주시기 바라며 기대해 봅니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찬사도 있듯이, 독자 여러분 모두 각자 주인처럼, 이 빛나는 오월을 형편에 맞추어 나름대로 기리고 즐기면서, 날마다 좋은날로 기쁘게 누리시기를 고성선원에서 빌어마지 않습니다. 신선한 자연 환경 속에서, 부모님, 스승님, 부처님과 아울러 어린이, 젊은이, 늙은이 모두를 위해 만세를 부르며, 진월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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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월 스님 (리버모어 고성선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