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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폐쇄에 스타트업 도산 우려

2023-03-1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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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인출 사태로 주가 폭락...”치명적일 수 있어”

▶ 40년간 신생기업 자금줄...벤처기업 44%가 고객

실리콘밸리은행 폐쇄에 스타트업 도산 우려

금융당국 직원이 10일 산타 클라라에 있는 실리콘밸리 은행 헤드쿼터 입구 정문에 은행폐쇄 사인을 부착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 금융당국이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하면서 스타트업의 줄도산 우려가 나온다. SVB는 그동안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0일 블룸버그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이날 SVB에 대해 폐쇄 조치를 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예금 지급 업무를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날 SVB와의 거래는 중단됐다. 거래는 오는 13일 FDIC 감독 아래에서 재개된다.

그러나 FDIC가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새 은행을 설립해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몰수, 이전하면서 SVB는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스타트업계로서는 SVB 폐쇄가 충격적이다. SVB는 1982년 설립된 기술 스타트업 분야의 주요 은행으로, 40년간 VC(벤처캐피털) 및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술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미국 벤처 캐피털 산업의 중추인데, SVB는 그 중심에 있었다. 스타트업에 예금과 대출은 물론, 투자 및 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2009년 후 2천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참여했다.

이런 까닭에 재무 구조가 열악한 스타트업은 자금줄이 막히게 되면서 자칫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 이상의 예치금은 묶이고 전액 돌려받는다고 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걸려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창업자는 "SVB의 자금 동결은 이 은행에 돈을 태운 스타트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날 SVB의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벤처 캐피털은 자신들이 투자한 스타트업들에 SVB로부터 자금 인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샌프란시스코의 VC 회사인 페어 VC는 지난 9일 "여러분 모두가 보고 있듯이 SVB의 상황을 고려해 SVB에 예치된 현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기라고 추천한다"고 말했다. 유니언스퀘어벤처는 창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SVB 예금 계좌에 최대 25만달러만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FDIC는 '산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이라는 이름의 새 은행을 새로 설립하고, SVB의 모든 자산과 예금을 몰수해 이 은행으로 이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한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폐쇄 조치라고 AP통신이 전했다.

FDIC의 예금보험 한도는 25만달러 이내다. 작년 12월 말 현재 SVB의 총자산은 약 2천90억 달러, 총예치금은 1천754억 달러에 이른다. AP 통신에 따르면 SVB는 미국 전체 은행 가운데 자산 기준 16번째에 해당한다. 이 중 보험 한도를 초과한 예금액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과 주로 거래하는 SVB는 고객들의 예금 인출이 늘어나자 보유한 만기 전 채권을 급하게 팔아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냈다. 그 여파로 이틀 연속 주가가 60%대 폭락해 나스닥으로부터 거래중단 조치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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