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대 20만명 잔해에 갇혀”...튀르키예 강진 사망 1만9,000명 돌파…동일본 대지진 수치 넘겨

2023-02-0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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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 “구조 인력 11만명 투입”…기적 같은 구조소식 잇따라

“최대 20만명 잔해에 갇혀”...튀르키예 강진 사망 1만9,000명 돌파…동일본 대지진 수치 넘겨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하타이 안타키아 일대에 파견된 한국긴급구호대(KDRT) 대원이 9일(현지시간)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혀 있던 2세 소녀 루즈를 구출해내고 있다. /연합

규모 7.8과 7.5의 두 차례 강진으로 인한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가 9일 1만9,0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최대 20만명이 갇혀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희생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것으로 우려된다.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지진 발생 나흘째인 이날 지진 사망자가 1만6,170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AFAD는 지난 6일 발생한 규모 7.8과 7.5의 강진 외에도 1,117건의 크고 작은 여진이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이 밝힌 것을 합친 사망자는 3,162명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두 국가를 합친 사망자는 1만9,332명이 됐다. 이같은 사망자는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사망자수(1만8,500명)를 넘어서는 수치다.

현지 전문가들은 튀르키예서만 최대 20만명의 시민들이 여전히 무너진 건물 잔해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을 넘긴 터라 희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지진 과학자인 오브군 아흐메트는 붕괴한 건물 아래에 갇혀 있는 시민들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아흐메트는 “세계는 이런 재난을 본 적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명구조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인한 매몰자가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72시간으로 보고 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기준 11만명 이상의 구조 인력과 5,500여대의 중장비가 피해 지역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일란 켈만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재난보건 교수는 “지진 생존자의 90% 이상이 72시간 이내에 구조됐다”며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경우에는 눈과 비를 동반한 영하의 날씨 탓에 건물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저체온증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72시간이 지났지만 현장에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 속에 기적 같은 구조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튀르키예 남동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갇혔던 5세 소녀와 부모가 73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56개국에서 파견된 6,479명에 달하는 해외 구호대도 현지에서 구조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자 구조를 위해 급파된 한국긴급구호대도 활동 개시 첫날 70대 중반 남성, 40세 남성, 2세 여아, 35세 여성, 10세 여아 등 총 5명을 구조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튀르키예 강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을 40억 달러로 추산하면서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금액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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