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칼럼] 동반자
2023-02-01 (수)
임택규 목사/산호세 동산교회 담임
인생의 위기를 만나면 그간 함께 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평소에도 소중한 사람들로 알고 있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하며 위로와 격려 그리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면 그들이 참으로 귀하고 감사하게 여겨질 것이다. 강인한 사람이어도 매순간 천하무적일 수는 없다. 살다보면 모두가 넘어지고 쓰러지곤 한다. 예측하지 못했는데 넘어진다면 무척 실망이 되고 고통스럽다. 헌데 더 큰 고통은 자신이 넘어졌을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줄 사람이 없는 것이다. 넘어졌어도 붙들어 줄 이가 있다면 그래도 힘을 내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일어나고 힘도 생긴다. 인생은 자신 혼자보다는 주변의 둘이 더 낫고, 여럿이 함께 하면 삶의 생산성이 훨씬 더 높고 나아진다.
함께 하는 사람을 동반자라 부른다. 동반자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 혹은 어떤 행동을 할 때 적극 참가하진 않지만 그것에 동감하면서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아랍어 중에 라피끄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먼 길을 함께 할 동반자’ 라는 뜻이다. 인생 길에 함께 해주는 진실한 동반자가 있다면 인생은 크게 외롭거나 힘들지 않을 뿐더러 순간순간 행복 평안 기쁨 희망이 넘칠 것이다. 인디언 속담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함께 가면 좀 늦게 도착할 수 있지만 끝까지 갈 수 있다. 혼자 가면 외롭지만 함께 하면 서로 위안을 받고 안연함을 느낀다. 사실 인간은 서로 동반자 관계를 떠나서 홀로 살 수 없다. 사람 인(人) 자를 보면 사람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서로 돕는 존재, 동반자로 만드셨다.
그런데 사람들은 서로 함께 하고 어울리는 것을 때로는 어려워하고 불편해 한다. 교회 공동체에서도 연합하고 하나 되는 것에 힘들어 하기도 한다. 이유는 동반자및 팀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채서이다. 어찌하여 동반자 관계에 들었지만 서로 다르니 초기엔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직 팀워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일 처리 속도도 다소 느리다. 누군가는 더 기다리고 더 배려하고 더욱 희생해야 한다. 또한 동반자들 사이에 실력과 지혜의 차이로 조화와 균형이 깨어지기도 한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팀으로 함께 하는 것이 예상보다 어렵고,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동반자 의식이 창조질서이고 하나님의 존재방식임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은 삼위일체가 되신다. 세 분의 인격들은 매사 매순간 서로 연합하여 동반자로 존재하신다. 각 인격들이 홀로 사역하고 홀로 존재하는 순간이 한번이라도 있던가? 우리들은 하나님의 자녀들로 그분의 존재방식을 즐거워하면서 서로 함께 하고 늘 동반해야 한다. 우리들이 피차 동반자가 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절대적인 존재의 방식이다. 함께 하는 것이 여러 이유로 인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본래 함께 함의 모습이 선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우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동반자 됨을 추구해야 한다. 홀로보다 둘이, 둘보다 셋이 함께 함이 가치있고 아름답다. 하나님의 자녀들 사이에 동반자가 되는 것보다 선하고 아름다운 일은 없다. 시 133:1에, ’형제가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지’라고 했다.
바람직하고 좋은 동반자 관계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통의 꿈과 비젼을 공유해야 하고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각각의 전문성도 준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며 변화와 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함께 잘못된 것을 쇄신해야 한다. 처음부터 완성된 동반자 관계는 없다. 지속적으로 주님의 존재방식과 성품을 닮아가길 훈련하고 연습하다보면 때가 되어 우리들은 하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전도서 4:9-10절에,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말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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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택규 목사/산호세 동산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