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일대에 데이팅 앱에서 만난 상대에게 핸드폰을 빌려줬다 돈을 떼이는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시애틀 경찰(SPD)에 따르면 최근 시애틀 LGBTQ 커뮤니티 내에서 앱을 통해 알게 된 뒤 직접 만나 데이트를 하게 된 상대 남성에게 핸드폰을 빌려줬다 그 자리에서 벤모(Venmo)를 통해 수천달러에 달하는 돈을 사기 당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벤모는 스마트폰 모바일 앱으로 결제나 송금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일종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전화번호나 SNS계정, 이메일 등과 연동해 송금을 쉽게 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의 수법은 비슷하다. 먼저 직접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핸드폰 배터리가 방전됐다며 여동생에게 전화를 해야 하니 상대에게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한다. 그 뒤 상대 핸드폰으로 통화를 시도하다 연결되지 않는다며 텍스트 메시지를 보낸다. 이후 남성은 자신의 핸드폰 충전기를 가져오겠다며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성이 자리를 떠난 후 피해자들은 뒤늦게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상대 남성이 피해자의 벤모 앱을 열어 적게는 1,500달러에서 많게는 5,700달러까지 그의 번호로 계좌 이체한 사실을 알았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자 중 한 명이 LGBTQ 페이스북 그룹에 자신의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알려지게 됐다. 내용이 알려지자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2명이나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집 초인총에 달린 CCTV 카메라에 찍힌 용의자 얼굴 사진을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피해자 모두 동일범에게 피해를 당한 것을 확인했다.
지난 해 10월 시애틀 비콘 힐에서 용의자와 데이트를 한 뒤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피터 라킨은 “내 핸드폰을 빌려 여동생에게 전화를 건 것부터 충전기를 가지러 간다고 나간 뒤 나타나지 않은 것까지 똑같은 수법으로 당했다”며 “남성이 떠난 뒤 이상한 낌새가 느껴져 휴대폰을 확인하고 벤모에서 2,000달러가 송금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라킨은 “이후에 벤모 앱과 은행에 연락을 취해 사기를 당했음을 알렸고 결국 수주만에 이 남성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이 남성은 처벌받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확실한 물증이 없어 경찰이 피의자의 범행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SPD 경찰관 존 오닐은 “용의자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벤모 앱에 무단으로 접속했다는 확실한 물증을 확보해야 한다”며 “용의자가 벤모를 사용해 돈을 송금하는 장면이 담긴 CCTV 등이 있어야 범죄행위를 입증해 처벌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PD는 비슷한 유형의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신고를 당부하고 있다. 벤모 측도 사용자들에게 송금시 얼굴인식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보안기능을 강화해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