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럭 먹는 다리’ 현수막 그대로 둔다...커클랜드 시의회, 관련조례 개정하면서 명물 현수막은 예외 처리

2023-01-19 (목)
크게 작게
커클랜드 시내 커클랜드 웨이 다리에 걸려 있는 ‘트럭 먹는 다리’ 경고 현수막이 철거를 면하게 됐다.

톱니이빨을 드러낸 대형 상어의 그림에 ‘나는 트럭을 먹는다’라는 글자를 써넣은 이 현수막은 17일 개정된 시 조례에 따라 1년 반 만에 철거될 운명이었다.

하지만 커트 트리플렛 시 매니저는 이 현수막을 시정부 공식 현수막으로 지정, 다른 민간 현수막들이 거쳐야 하는 시정부의 승인절차가 필요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트리플렛은 이 현수막이 장기간 부착돼오면서 커뮤니티의 상징처럼 됐을 뿐 아니라 다리 아래를 통과하는 트럭운전자들에게 충돌위험을 경고해주므로 나쁠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다리는 높이가 11.6피트로 표준 다리높이보다 2.4피트가 낮아 멋모르고 통과하는 화물트럭, 유홀 밴, 장비를 실은 SUV 등이 다리 천장에 부딪치기 일쑤였다.

지난 2017~2022 5년 사이에만 50건의 충돌사고가 보고됐고 그 중 한건에선 인명피해(부상)도 발생했다.

이 다리는 지난 1908년 기존 철로 아래를 뚫은 것으로 그 후 궤도는 철거되고 철길은 시를 관통하는 6마일 길이 ‘크로스 커클랜드 회랑’의 일부가 됐다.

시정부는 다리의 제고선을 높이려면 수백만달러의 경비가 들고 다리를 아예 없애면 산책하는 주민들이 도로를 횡단하게 돼 교통사고가 더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밝히고 현상을 유지하며 경고 사인 판만 부착했지만 큰 효과는 없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은 다리 천장에 부딪치는 사고가 빈발하는 이유 중 하나로 요즘 대다수 운전자들이 의존하는 GPS 내비게이션은 지름길을 알려주지만 다리의 통과높이까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트럭 먹는 다리’ 현수막의 관리자인 앤젤라 비글 여인은 문자나 모형으로 된 경고 사인판은 운전자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재능을 기부해 상어 그림 현수막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처음 이 현수막을 걸었을 때는 금방 철거당할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이제 커클랜드의 명물 현수막이 영구히 자리 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