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퓨짓 사운드 물고기 기생충 격감...기후변화로 인한 수온상승이 원인ⵈ기뻐할 일만은 아냐

2023-01-10 (화)
크게 작게
퓨짓 사운드에 서식하는 각종 물고기의 체내에서 근래 기생충이 크게 줄어든 것을 밝혀지면서 그 원인이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표면의 온도상승 때문인 것으로 생태 과학자들이 결론지었다.

워싱턴대학(UW) 어류생태 연구센터는 그동안 약 700 마리의 물고기 샘플에서 1만7,000여 개체의 기생충을 검출했지만 최근 잡힌 샘플일수록 검출되는 기생충 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센터는 1800년대부터 잡힌 수백만 마리의 물고기 샘플을 알코올 유리병에 넣어 지하실에 보관해오며 어류 기생충의 변화를 연구하고 있다. 샘플 양과 연구 데이터 면에서 세계최대 규모이다.


연구원들은 9일 발간된 보고서에서 퓨짓 사운드의 해수 온도상승이 기생충을 급감시킨 원인이라고 결론 내리고 기생충들이 숙주인 물고기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1880년부터 2019년까지 수집한 청어, 대구, 곤들매기, 명태, 농어 등 8종류의 물고기룰 지난 2019년부터 해부하기 시작, 그동안 촌충을 포함한 85개 형태의 기생충을 검출해냈다. 그러나 3 종류 이상의 물고기를 숙주로 삼는 기생충은 해수온도가 1.8도 상승하면서 약 40%나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다양한 물고기를 숙주로 삼는 기생충은 매 10년마다 평균 11%씩 감소했다고 밝히고 지난 1980년까지 완전 멸종된 기생충 10종류 중 9종류는 숙주 물고기가 3 가지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수석 연구원 첼시 우드는 어류 기생충의 감소가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드는 1900년대 초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늑대를 박멸한 후 엘크 개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초원이 거덜 났고, 그에 따라 들소와 비버 등 다른 동물들이 공원을 떠났지만 1990년대 늑대가 공원에 다시 돌아온 후 생태계가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우드는 어류 기생충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며 이들이 멸종할 경우 숙주 물고기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고 지적하고 그런 의미에서 지구온난화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