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애틀영사관 한미동맹 70주년기념ㆍ아이크 리씨 후원
조성진(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6일 밤 시애틀연주회 이후 열린 리셉션에서 서은지(가운데)시애틀총영사 및 시애틀심포니 이사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6일 밤 시애틀 다운타운 베나로야홀에서 가진 독주회 공연이 대성황리에 펼쳐졌다.
주말이 시작되는 밤에 미국내 최고 공연장으로 꼽히는 베나로야홀을 가득 메운 2,500여 관객들은 ‘건반 위의 마술사’같은 조성진의 연주에 “원더풀”을 연호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본 공연이 끝난 뒤 기립 박수가 끊이질 않아 조성진이 앵콜 연주는 물론 무대를 5번 이상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작별 인사를 했을 정도였다.
시애틀심포니가 코로나팬데믹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2023년 새해 첫 무대로 마련한 조성진 초청 콘서트에는 1층부터 3층까지 2,500석에 가까운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그의 인기를 실감했다. 한인이 절반에 조금 못미쳤고, 비한인이 절반을 조금 넘어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시애틀총영사관(총영사 서은지)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후원을 맡았으며 시애틀심포니 이사로 현재 벤처 캐피탈 투자자로 유명한 한인 아이크 리씨가 후원에 동참해 더욱 의미있게 펼쳐졌다.
5년마다 열리는 세계 3대 콩쿠르인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지난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은 이날 콘서트에서 107분에 걸쳐 5곡을 악보없이 연주했다.
때로는 쇠를 다루는 대장장이처럼 자기 마음의 때를 씻어내는 듯한 청아함으로, 때로는 푸른 잔디 위를 경쾌하게 뛰는 듯하게, 때로는 비장한 각오를 보이는 장엄함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법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베나로야홀을 다시 찾은 조성진은 이번 독주회에서 모두 5곡을 연주했고, 앵콜곡으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웅장하고 힘찬 쇼팽의 폴로네이즈 영웅을 선사했다.
첫 무대는 일명 ‘조화로운 대장장이’로 불리는 헨델의 ‘건반 모음곡 제5번’이었다. 일반인들에게 그나마 많이 알려진곡이다.
두번째 곡은 현대 음악의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받는 러시아 작곡가 소피아 아스카토브나 구바이둘리나의 ‘피아노를 위한 샤콘느’, 세번째 곡은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Op.24였다.
4번째 연주곡 역시 브람스의 곡으로 Klavierstücke Op.76 모음곡이었다. 28분에 달했던 마지막 곡은 슈만의 심포닉 에튀드(교향적 연습곡)으로 피아노 독주를 위한 곡이다. 조성진 특유의 현란한 기교와 시적인 연주법으로 고난이도의 이 곡으로 공연을 끝마쳤다.
시애틀영사관은 공연이 끝난 뒤 베나로야홀 파운더스 룸에서 10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리셉션을 개최했다.
한인 부인을 두고 있는 크리쉬나 티아가랴잔 시애틀 심포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온 청년이 시애틀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보여준 것이야 말로 한미동맹 성공의 상징”이라며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힘써준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서은지 시애틀총영사도 “조성진은 한국의 BTS만큼 유명하다”고 평가한 뒤 “한미동맹을 통해 한국이 미국과 당당하게 파트너로서 공동의 가치와 문화를 공유할 정도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서 총영사는 “한미동맹이 국가를 연계해 주는 것이라면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이며, 오늘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양국과 양국 국민을 하나 되게 해준 조성진씨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조성진도 이날 참석한 한인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사인을 해주는 등 공연을 성사시켜준 시애틀심포니와 총영사관, 그리고 전석 매진으로 성원해준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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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