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우스 파크 주민들 한숨 깊어진다...대부분 영세 소수민족 상습침수 외에 환경도 열악

2023-01-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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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두와미시 강의 범람으로 침수된 사우스 파크 동네의 25가구 주민들은 시애틀 시정부의 주선으로 1주일간 호텔에 수용됐지만 물이 빠진 뒤 집으로 돌아간다 해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언제 또 홍수를 겪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주민 알프레도 알바레즈는 이곳에서 15년간 사는 동안 침수피해를 네 번째 당한다며 방과 부엌에 들어찬 물을 버킷으로 3시간 동안 퍼냈다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자동차 정비공인 그는 100달러짜리 새 작업화를 비롯해 수천달러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알바레즈는 사우스 파크 주민들이 대부분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이민·망명자 등 소수민족계 영세가구라며 이들은 연간 1,000여달러가 소요되는 홍수보험에 들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사우스 파크 동네가 홍수위험에만 노출된 것이 아니라며 하이웨이에서 내뿜는 자동차 매연, 인근 시택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의 소음, 마을을 관통하는 두와미시 강의 PCB 등 독극물 오염 등으로 이미 주 환경부가 이 지역 일부를 ‘독립 중금속 오염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보도했다.

환경보호청(EPA)의 2013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두와미시 밸리 주민들은 여타 지역 주민들보다 질병에 더 자주 걸리고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우스 파크와 조지타운 주민들은 시애틀을 포함한 킹 카운티의 다른 지역 주민들보다 수명이 8년이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염과 녹지부족 등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부동산기업 레드핀이 지난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스 파크처럼 1930년대에 ‘적선’ 또는 ‘황선’ 지역으로 분류됐던 동네들은 자고로 홍수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이들 동내 주민들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주택소유자 융자조합으로부터 대출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사우스 파크 동네는 지난해 12월27일 소위 ‘킹 타이드’로 불리는 거대한 밀물과 폭우가 겹쳐 두와미시 강이 범람하는 바람에 물바다가 됐다.

시당국은 강물의 범람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지난 2017년 두와미시 강둑을 높이거나 방벽을 설치해주도록 육군 공병단에 요청했으나 공병단은 제한된 예산으로 전국의 위험지역을 손봐야 하기 때문에 사우스 파크가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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