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한인사회 10대 뉴스...한인사회도 코로나 터널 벗어나 기지개

2022-12-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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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미 한인사회 10대 뉴스...한인사회도 코로나 터널 벗어나 기지개

보잉항공박물관 패션쇼에서 서은지 총영사와 함께 자비어 브룬손 중장, 셰릴 마이어스 국무차관, 그렉 콜드웰명예영사가 한미 안보 동맹과 우호를 상징하며 양 국기를 들고 입장해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가깝게 위축돼있던 한인사회가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단체마다 크고 작은 대면행사를 본격적으로 개최하고 패션쇼와 거북이마라톤 등 대규모 실내ㆍ외 행사도 열리며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이런 가운데 시애틀 한인회 등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주요 단체들이 미주류사회로부터 당당하게 인정받고 11월 중간선거에서 한인 후보들이 대거 압승을 거두는 경사도 맞이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수순을 차근차근 밟았던 지난 1년간 한인사회 주요 뉴스를 간추렸다. <편집자주>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활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돌입하며 한인사회가 2년여간의 긴 동면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줄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만 개최되던 각종 행사가 대면으로 열리며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각종 기관이나 단체, 모임마다 반가운 만남의 장이 마련됐다. 골프대회, 등산, 축구대회 등 야외 행사도 진행돼 활기를 불어넣었다. 시애틀 한국일보도 3년 만에 거북이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 워싱턴주 대한체육회와 함께 개최한 올해 행사에는 가족이나 친지, 단체 등 한인 400여명이 참석해 페더럴웨이 셀리브레이션 파크 4마일을 걸으며 모처럼 코로나로 쌓인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건강을 다졌다.



‘첫 여성’서은지 시애틀총영사 부임

제 17대 시애틀 총영사로 서은지 총영사가 부임했다. 시애틀총영사관 45년 역사상 첫 여성 총영사다. 3월 부임한 서 총영사는 역대 어느 총영사보다 많은 한인사회 행사에 참석하며 다양한 한인들과 만나고 있는 것은 물론 미주류사회, 타민족과도 교류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외교부 본부에서 문화예술협력과장은 물론 공공문화외교국장을 지낸 경험을 녹여 서북미 최대규모 한복패션쇼를 개최하고, 최근엔 다운타운 레이니어클럽에서 문화공연과 타민족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가미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며 한인사회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한인 후보들 승리 잇따라

11월 선거에서 워싱턴주 한인 후보들이 압승을 거뒀다. 워싱턴주 연방 하원 10선거구에 출마한 한인 매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은 57%의 압도적 지지로 승리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인으로 워싱턴주에서 연방하원에 재선되는 새 기록을 썼다. 킹 카운티 검사장에는 한인 리사 매니언 후보는 페더럴웨이 짐 페럴 페더럴웨이 시장을 꺾고 승리했다. 한국인 어머니를 둔 매니언 후보는 킹 카운티 검사장 역사상 최초의 여성 검사장은 물론 최초의 유색인종 검사장으로 기록됐다. 워싱턴주 한인 정치인의 대표 주자인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도 81%가 넘는 절대적 지지로 7선 고지에 올랐다. 서북미에서 한인 정치인이 7선에 오른 것은 류 의원이 처음이다.


‘한인사회 자랑’대한부인회 50주년 새 역사

워싱턴주 최대 한인커뮤니티로 주류사회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한부인회가 창립 반세기를 맞았다. 대한부인회의 첫 출발은 1972년 미군으로 복무하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 온 한인 여성들에게 통역 등을 돕기 위해 한인여성 5명이 결성한 친목단체였다. 50년이 흐른 오늘 대한부인회는 연간 예산만 7,000만달러에 1,6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워싱턴주 14개 카운티에서 연간 15만명을 돕는 비영리단체로 우뚝 섰다. 10월 타코마 호텔 무라노 파빌리온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행사에는 한인사회와 주류사회 인사 500여명이 참석해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페더럴웨이 한인시정보고회 30주년


페더럴웨이시가 한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정보고회가 30주년을 맞았다. 페더럴웨이 시장이나 경찰국 간부가 나와 한인과 관련된 현안이나 치안 문제 등을 설명하고 한인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다. 시정보고회의 탄생은 1992년 LA 폭동이 배경이 됐다. 한인들의 피해가 커지며 미주류 사회 내에서 대화의 장을 마련할 필요성이 생겼다. 이에 따라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이 1993년 당시 밥 스테드 페더럴웨이 시장을 설득해 처음으로 분기별 시정보고회를 열기 시작했고 오늘까지 이어졌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30년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매 분기에 실시되고 있다. 미 주류 행정기관이 한인들만을 위한 시정보고회를 개최하는 것은 페더럴웨이가 유일하다.


시애틀한인회 그랜트 100만달러 새 역사

시애틀 한인회(회장 유영숙ㆍ이사장 이수잔)가 연방 정부의 그랜트 100만달러를 받는 성과를 일궜다.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대한부인회를 제외하고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시애틀 한인단체가 미국 정부기관으로부터 100만달러 그랜트를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시애틀 한인회 뿐아니라 한인커뮤니티를 연방정부가 당당하게 인정했다는 뜻이다. 시애틀 한인회는 이 기금으로 현재 시애틀 한인회관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교육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센터에는 최신식 부엌 등을 갖추고 스타트업 활용공간과 한인업소를 위한 사무실도 갖추게 된다.


일면 큰 스님 열반ㆍ한부남 사장 별세

한인사회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사들을 떠나보냈다. 타코마 서미사를 창건해 이끌어왔던 일면 큰 스님이 지난 10월 7일 세수 83세, 법납 65세로 입적했다. 1978년 캘리포니아 삼보사 주지를 역임한 뒤 1983년 타코마 서미사를 창건한 일면 스님은 평생동안 서북미 불교포교에 헌신해왔다. 특히 한국의 전통 사찰 건축 양식으로 조성돼 현지인들에게도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대웅전을 건축했다.
시애틀지역 대표 한인마켓인 부한마켓의 한부남 대표도 3월 15일 타코마 자택에서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1973년 미국으로 이민 와 레이크우드에 정착한 한 대표는 차고에서 두부공장으로 시작해 오늘 날의 부한마켓으로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북미 최대 한복패션쇼 펼쳐져

서북미 최대 규모의 ‘한복 패션쇼 및 문화공연’이 열려 한국문화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시애틀 총영사관이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한복 패션쇼는 10월 시애틀 레이니어 클럽, 보잉 항공박물관, 워싱턴대학(UW) 케인홀 등 3곳에서 각각 열렸다. 주류사회 사교클럽을 비롯해 워싱턴주 지역인사 및 한인사회, 대학생 등 모두 1,000여명이 쇼를 즐겼다. 넷플릭스 ‘킹덤’에서 궁중 한복을 선보인 한복 브랜드 ‘금단제’ 이일순 디자이너의 한복 작품 40여점과 퓨전 국악밴드, 힙합밴드팀이 참여해 한국의 멋과 흥을 선사했다. 시애틀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의 품격을 보여준 것은 물론 한인들에게는 모처럼 고국 문화를 만끽하게 해준 자리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인 연루 피살사건 등 잇따라

각종 사건 사고로 한인들이 희생됐다. 레이크우드 한인2세 글로리아 최씨는 범죄 전력이 있는 백인 남자친구에게 결별을 통보한 뒤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다 총격 살해됐다. 최씨는 살해되기 전 경찰에 긴급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결국 14발의 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5월엔 한인밀집지역인 머킬티오에 사는 80대 한인 최국병씨가 실종 하루만에 숲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서울대 조소학과 출신으로 교수로도 평생 활동했던 유명 조각가다. 정년 퇴임 후 시애틀로 이주해 거주하다 변을 당했다. 올림피아 인근 레이시 주민 안영숙씨는 10월 남편 안채경씨에게 숲속으로 납치됐다 가까스로 도망쳐 살아났다. 남편 안씨는 접근금지명령을 어기고 피해자에 접근해 범행을 저질렀다 결국 구속됐다.


워싱턴주 항소법원 판사에 한인 자넷 정

시애틀 로펌에서 활동해온 한인 자넷 정 변호사가 시애틀 지역을 담당하는 워싱턴주 항소법원 디비전1 판사로 임명됐다. 정 판사는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 1세의 딸로 예일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민간단체인 전미 여성 및 가족 파트너십과 텍사스주 남부 연방법원 리 로젠탈 판사의 서기로도 일을 했다. 2017년부터는 시애틀 로펌 컬럼비아 법률 서비스의 책임변호사로 일해왔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온 로펌이다. 시애틀대학(SU) 로스쿨 교수직을 역임하며 시애틀시의회 노동표준화자문위원회 위원, 시애틀시 임금 태스크포스 성평등위원회 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변호사는 특히 가난한 사람을 위한 입법이나 소송, 법적 권리 등을 위해 헌신해왔으며 항소나 상소 전문 법조인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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