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 지적’도 소용없어...美사우스웨스트 항공편 28일에서 수천편 또 취소

2022-12-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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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불ㆍ보상 등 제대로 안한다는 비판…조사 착수

‘대통령 지적’도 소용없어...美사우스웨스트 항공편 28일에서 수천편 또 취소

로이터

미국 최대 국내선 운항업체 ‘사우스웨스트’가 28일에도 항공편 수천 편을 추가로 취소해 전국 공항 곳곳에서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국 주요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뉴스채널 CNN이 인용한 항공편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8일 미국 동부시간 오후 9시 15분 기준으로 취소된 미국 공항 항공편이 모든 항공사를 통틀어 2,902편이었고, 이중 86%인 2,509편이 사우스웨스트 편이었다.

이는 미국 공항에서 출발하거나 미국 공항으로 도착할 예정이던 국내ㆍ국제 항공편을 집계한 것이다.


앞서 27일에 취소된 미국 공항 항공편 3,211편 중 84%인 2,694건이 사우스웨스트 편이었다.

폭설과 강풍을 동반한 겨울 폭풍 등 악천후가 미국 곳곳을 덮치기 시작한 이달 22일부터 따지면 사우스웨스트가 취소한 총 항공편 수는 약 1만5,700건에 이른다. 여기에는 29일로 예정된 편수 2,350건이 포함돼 있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CEO는 27일 밤 늦은 시각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기록적인 한파로 모든 항공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AA), 유나이티드항공(UA), 델타 등 다른 항공사들은 이번 연말에 악천후가 매우 심각했던 며칠간을 빼면 항공편 취소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 사우스웨스트에서는 지금까지도 혼란이 매우 심한 상태다.

사우스웨스트의 정보기술(IT) 시스템이 한참 낡아서 조종사와 승무원 배정을 수작업으로 해야만 하는 데다가, ‘허브 공항’을 두는 대부분의 경쟁 항공사와 달리 '점 대 점' 방식으로 인력을 운용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스웨스트 경영진과 노조는 내주부터는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밝히고 있으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 회사는 또 항공편 취소 등으로 피해를 본 승객 등에게 환불과 피해보상 등을 제대로 해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받아 왔다.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28일 ABC 방송 인터뷰에서 “(환불과 피해보상이 늦어지는 것이) 날씨 탓이라고 (사우스웨스트가) 말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대혼란이 사우스웨스트의 “시스템 실패”탓에 빚어졌다고 지목하면서 이 회사가 피해 승객에 대한 “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교통부가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내가 알기로는, 사우스웨스트는 승무원들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 승객들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화물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는 다른 일부 경쟁 항공사와는 달리, 자사 항공편이 취소될 경우 승객이 타사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협약도 맺지 않았다.

이 탓에 사우스웨스트 항공편 표를 샀다가 취소를 당한 승객은 대체 교통편이나 숙박, 식사 등 대책을 마련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고,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맞는 경우도 많다. 화물 분실 등도 흔하다.

앞서 27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스웨스트의 무더기 결항·지연과 보상책·대책 마련 미비를 지적하고 이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힌 교통부 트윗을 트위터에서 공유하면서 “항공사들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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