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 아침의 시 - 엄마

2022-12-28 (수) 임영실/스태튼 아일랜드 성인데이케어센터 (평양 출신, 나이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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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아 조만간에 남쪽에서
만나자. 그때까지
항상 몸조심 하여라.”
나의 두 손을 꼭 잡고,
나를 먼저 피난 보내며 하신 말,
이 순간이 엄마와
마지막일 줄이야...

엄마는 북쪽에 있다.
아침햇살 가득한 창문 너머로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햇빛으로 꽉찬 엄마 모습이 보인다.

엄마는 북쪽에 있다.
귀를 기울여본다.
사랑한다는
엄마의 속삭임이 들린다.
가슴 속에서 뭉클함이 피어난다.


북쪽 하늘의 별도 아름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 엄마의 얼굴이다.

가슴을 저리게 하는 엄마의 사랑.
엄마 냄새가 그리워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를
바람에 실어 보낸다.

지금 엄마는
남쪽 북쪽 어디에도 없다.
고귀하고 아름다운 그림자 되어
내 맘속에 머물러 있을 뿐....

<임영실/스태튼 아일랜드 성인데이케어센터 (평양 출신, 나이 9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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