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수요에세이] 일기일회를 실천하는 일

2025-09-10 (수) 07:51:40 김미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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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만남에서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 글을 생각하니 사람과의 만남이 얼마나 귀하고 순간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만남은 대부분 우연에서 시작되어 어느 날은 평생을 함께하는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고, 또 불편하고 상처만 남기는 악연이 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대개 사소하고 평범한 순간에서 시작되고 깊은 인간관계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살아온 본 마음만이 나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주일 아침, 한 신부님의 설교가 떠오른다.


“하늘에 복을 쌓아야 합니다.”라는 말씀을 들으며 자신을 돌아본다.
과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무심히 말을 던져 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은 적은 없는지, 하루에 단 한 번이라도 사람을 측은지심으로 대하고 맑고 밝은 얼굴로 대했는지, 아프고 불편한 사람들을 돌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은 있는지, 인간관계에서 진심으로 순간에 충실했는지 되묻게 된다.

복을 쌓는 일이란 사소한 일에서부터 진심을 다하는 올바른 일에서 시작된다.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 순간은 결코 반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낀다.

인간은 회자정리라 만남의 기회는 한 번뿐이니 그 순간순간 충실하고 진실해야 한다.
우리는 매번의 만남에서 섣부른 판단이나 불평·불만을 하며 살아가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인간관계를 이어간다.

좋은 일에 축하해주고 안된 일에 같이 마음 아파하는 일보다 무관심이거나 마음안에 은근히 시기 질투를 하는 마음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고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는 일은 삼가해야 한다. 남을 평가하는 순간 자신도 평가를 받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한 번의 만남은 단 한 번뿐이라는“일기일회(一期一會)”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의 만남은 인생에서 다시 오지 않으니 소중히 하자는 철학이다.
먼 곳에서 찾는 거창한 사상이 아니라 작은 습관으로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만난 사람과 나눈 대화를 짧게라도 기록하는 일, 좋은 글을 공유하는 넉넉한 마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는 일. 이 모든 것이 일기일회의 삶이다. 마음이 담긴 한마디 정성 어린 글 한 줄, 따뜻한 인사가 하루의 시작을 다르게 만드는 일, 이것이 곧 하늘에 복을 쌓는 일이다.

좋은 사람을 찾기 전에 내가 먼저 좋은 말투와 진실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한다면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나를 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하루의 일기일회를 만들어가는 일이 될것이다.

하루가 끝날 무렵 자문해 본다.“오늘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사람을 대함에 진심으로 대하며 의미있게 보냈는가?”라고…

<김미선/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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