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상징 거목들 멸종위기?...‘웨스턴 레드 시더,’ 회복불가능 분수령 넘었다는 우려 제기돼

2022-10-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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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연안 서북미에서 가장 클 뿐 아니라 서부 워싱턴주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수종인 ‘웨스턴 레드 시더’(학명 쑤자 플리타카: 붉은 삼목)가 시름시름 앓으며 이미 상당수가 고사해 과학자들이 원인규명과 치유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키 100피트, 직경 9피트에 1,500년까지 사는 레드 시더는 알래스카에서부터 북부 캘리포니아까지 분포돼 있지만 서부 워싱턴주의 경우 지난 5년여간 잎부터 거꾸로 말라가는 ‘다이백(dieback)’ 현상이 번지며 특히 캐스케이드산맥 서쪽의 도시 인근에서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워싱턴주정부와 오리건주정부 및 연방정부는 거의 80년 전부터 서북미 지역 삼림의 건강상태와 수목의 분포상태 등을 공중촬영을 통해 점검하며 도표로 기록해오고 있다. 2017년부터 이 도표에 ‘DC'(죽어가는 시더)가 표기되기 시작했다.


워싱턴주립대학, 포틀랜드주립대학 및 리드대학의 학자들은 워싱턴-오리건주 11개 지역의 레드 시더에서 심지 3만여개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 이들 나무가 2015년부터 변고를 보였음을 밝혀냈다. 서북미는 그해부터 2018년까지 극심한 한발을 겪었었다.

워싱턴주는 지난 1895년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해 10개 중 7개가 지난 20년간 집중됐다. 레드 시더는 고온과 가뭄을 한두해는 견딜 수 있지만 이런 현상이 짧은 간격을 두고 되풀이될 경우 성장할 수 없게 되고 병충해를 방어할 능력을 잃게 된다고 학자들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자연계의 균형이 분수령을 넘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까지 치닫게 되며 결과적으로 많은 종의 동식물이 멸종하게 되고 전체 환경계가 몰락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수목학자들은 만약 서북미 자연환경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환경의 분수령에 도달했을 경우 보다 광범위한 지역의 레드 시더가 다이백에 걸려 앞으로 수십년 또는 수세기에 걸쳐 쓰러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레드 시더가 일부 생존 가능한 지역을 제외하고 서북미 전역에서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자들은 웨스턴 레드 시더를 괴롭히는 다이백의 원인이 비 생물적 환경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왜 나무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어떤 수종이 가장 위태로운지, 이를 방지할 방법은 무엇인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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