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별을 보는 마음

2022-08-30 (화)
크게 작게
한 감방에 두 죄수가 갇혔는데 한 사람은 밤하늘의 별을 보고 다른 사람은 진창의 쓰레기를 보았다. 보는 눈이란 마음 가짐에 따라 달라진다. 태국 거리에 시멘트로 만들어진 불상(佛像)이 있었다.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어 천대를 받았는데 한 사람이 자기에게 달라고 시에 청원하였다. 가지고 가는 도중 달구지가 뒤집혀 불상도 떨어졌는데 시멘트가 벗겨지며 그 속에서 세계 최대의 순금 불상이 나왔다고 한다.
플로리다 대학의 심리학 교수 찰즈 카버 박사는 기쁨이 없는 사람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하였다. 1. 불가능한 표준에 도달하려고 바둥거리는 사람.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다. 2.실패의 경험에 대하여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은 실패의 수렁으로부터의 전환이 빠르다. 3. 실패의 경험을 너무 일반화하는 사람. “누구나 다 실패하는 건데”하고 실패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는다. 자족(自足) 즉 스스로 만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한국인이 많이 쓰는 말 중에 “그까짓 것!”이 있다. 이 말은 체념을 잘 하는 습관을 나타낸다. 체념은 망각도 아니고 인내와 같은 미덕도 아니다. 현실 도피이고 비겁한 후퇴이다. 그것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결과이다. 마르크스가 기독교 신앙을 일종의 체념(운명론)으로 보고 민중의 아편이라고 평하였는데 물론 오판을 한 것이다. 오히려 예수는 “좁은 길로 가라.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하고 고통을 극복하는 투쟁의 원리를 강조하였다.
정신의학자 칼 메닝거 박사는 “태도가 사실을 결정한다”는 중요한 명제를 내걸었다. 어떤 결과가 생기기 전에 이미 내 마음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고 있다는 말이다. 겁을 먹으면 무섭게 보이고 정을 느끼면 사랑스럽게 보인다. 마음의 향방에 따라 시각도 달라진다. 그러니 내가 대하는 사건이나 물체도 내 마음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런던 동물원이 새 코끼리를 들여 놓았다. 그런데 통 기운이 없고 먹이도 잘 먹지 않는다. 동물원이 걱정하고 있을 때 한 인도 사람이 자기에게 코끼리를 며칠만 맡겨 달라고 하였다. 며칠 후 이 코끼리는 정상을 회복하였다. 그 사람은 “이 코끼리는 인도에서 왔는데 내가 인도말을 하며 하루를 지내니까 마음이 편해져서 태도가 달라진 겁니다.”하는 대답이었다. 코끼리도 고향에 대한 향수가 있다. 이민생활도 타향살이인데 익숙해져야 한다. 편해지려면 세월이 필요하다.
너머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죽은 가지 너머로 초록색 잎을 보고, 음침한 먹구름 너머로 눈부신 햇살을 보라. 해산의 진통 너머로 생명의 고동을 보고 젊음의 반항과 분노 너머로 삶의 활기를 보라. 불만에 찬 남편의 입김 너머로 행복의 날을 보고 한에 넘친 아내의 입김 너머로 웃음의 날을 보라. 노인의 고독 너머로 지난 날의 열매를 보고 동무 사이의 무관심 너머로 새 날의 환희를 보라. 불의의 횡포 너머로 진리의 승리를 볼 줄 알아야 한다.
‘나의 꿈’이란 자작시를 소개한다. “얼마나 거듭 했던가 꿈을 매고 또 풀고/ 꿈이 부풀어 동그라미가 되면/ 신생아처럼 소리치며 탄생하겠지/ 꿈 없이 새날을 맞지 말자/ 남의 꿈을 내 꿈처럼 착각하지도 말자/ 내 바람의 정원에서 피어나는 가지각색의 꽃들/ 그래 여러가지 꽃이 아롱지게/ 맑은 생각과 맑은 꿈을 안고 새날을 맞자/ 모양 갖추어지는 꿈을 보람이라 했던가/ 조금씩 모여지는 꿈을 기쁨이라 했던가/ 미리 잡혀지는 꿈을 믿음이라 했던가/ 꿈을 화초처럼 가꿀 수가 있다면/ 꿈을 연처럼 날릴 수가 있다면/ 꿈의 산에 올라 사랑을 캐자.”

최효섭 / 목사 ·아동문학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