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며, 느끼며 - 이민자의 나라

2022-07-01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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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4일은 미국의 246번째 생일이다. 300년도 안되는, 이 젊고 강건한 나라 미국은 오늘의 영광이 있기까지 참으로 많은 싸움을 치렀다. 전쟁을 하여 나라를 세웠고 유럽 강대국들이 다 그러했듯이 전쟁을 통해 영토 확장을 했다.

전 세계는 1945년까지 전쟁, 내전, 혁명, 테러로 인해 지도가 바뀔 정도로 뒤엎어지고 변화되었다. 그러나 미국 본토는 폭격 당한 적도 점령당한 적도 없었기에 세계 다른 지역보다는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적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와중에 미국이 원조자이자 초강대국으로써 세계 패권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잠시 미국의 전쟁역사를 살펴보면 초창기 개척자들은 원주민(Native America)과 싸웠고 식민지 시대(1493~1776년)에는 영국 제국을 상대로 독립전쟁을 벌였다. 성장과 갈등(1800~1861년) 시대에는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지방을 매입하여 미국의 영토는 2배로 증가했다. 이때 국외에서 들어오는 이민자, 골드러시를 맞아 백인들의 서부 개척이 이뤄졌다.

또 내전의 시대(1851~1865년)에는 노예제도 견해 차이로 같은 미국인들이 남북으로 갈라져서 싸웠다. 이 시기가 끝나는 1865~1918년까지는 유럽을 비롯 독일, 아일랜드, 이태리, 스코틀랜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스칸디나비아, 러시아 등지에서 2,750만 명이라는 이민자가 몰려들었다. 가난과 종교적 위협, 일자리, 정치적 박해를 피해 온 것이다.

워낙 땅은 넓고 일자리는 많다보니 이민자 대다수는 환영 받았지만 아시아 이민자는 그렇지 못했다. 철도 건설을 위해 중국인들이 서해안에 도착했지만 정착하기까지 1882년 중국인 배척법이란 수모 등을 견뎌내야 했다.

제1차세계대전(1900~1920), 세계경제대공황(1920~1939), 제2차세계대전(1939~1945)을 거치면서 미국은 자본주의 진영의 리더가 되었다. 그리고 냉전과 흑인해방운동 시대(1945~1964)를 지나 격동의 시대(1964~1980)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을 치렀다. 1990~1991년 걸프전쟁, 2003~2011년 이라크 전쟁도 치렀다. 특히 2001년 10월7일~2021년 8월30일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했다.

미국은 이렇게 크고 작은 전쟁에 무수히 참여해 오고 있다. 국방비 재정이 워낙 튼튼하다보니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등 외 거의 모든 전쟁에서 승리했다. 그래서 미국은 세계 각국에서 가장 이민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고 아메리칸 드림이란 말도 생겨났다.

1965년 이후부터는 한국을 비롯 인도, 중국, 필리핀, 라틴 아메리카, 중동 등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이민이 쏟아져 들어왔다. 미국의 모습은 자연스레 다민족 다인종 사회가 되었다.

2022년 현재 미국의 인종 비율은 (유럽계) 백인 57.8%, (중남미계) 히스패닉 18.7%. (아프리카계) 흑인 12.1%, 아시아계 미국인 5.9%, 아메리카 원주민 0.7%라고 한다. 총인구 3억3,500만 명, 백인이 2억 명으로 가장 많고 한인은 아시아계 미국인 중에서도 극소수를 차지한다.


초창기 한인이민자들은 인종차별과 악조건의 막노동을 이겨내고 이민의 터전을 가꾸었다. 미국 사회에 공을 세우고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현재 한인들은 근면성실하며 비즈니스에 성공하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이미지가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아시안의 장점에 서구의 합리성을 받아들인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더욱 성장해야 한다.

미국은 인종차별을 비롯 많은 문제가 있지만 우리가 선택했고, 살고 있고,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이다. 그래서 미국은 모든 위기를 극복하고 잘 되어야 한다. 미국의 주인은 이민자이므로 미국을 지키고, 바꾸고, 성장시킬 사람도 역시 우리들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요즘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총칼이나 원자탄 대신 글로벌 과학 기술 패권을 다투고 있다.
팍스 테크니카(Pax Technica) 시대를 이끄는 리더 역시 미국이, 우리가 되어야 한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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