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지금…초보, 난폭, 조심, 그리고 경력운전

2022-06-21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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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륙을 누군가를 고용해서 횡단하려면, 먼저 어떤 운전자를 선택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운전 기록이 깨끗한 초보 운전자, 과속, 신호위반, 뺑소니의 난폭 운전자, 위험한 고속 도로에는 나가지 않고 교통 법규를 철저히 지키고 벌점 하나 없지만 늘 늦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나만의 조심 운전자, 그리고 대륙 횡단만 빼고 동네 길부터 다른 주에도 고속도로를 타고 많이 다녀보고 또 눈, 비, 산악주행도 해본 운전자인데 주정차 위반, 과속 위반, 그리고 신호 위반의 기록들이 좀 있는 경력 운전자가 있다. 어떤 운전자를 선택해야 안전하게 대륙 횡단을 할 수 있을까?

복잡한 도심을 통과하고 몇시간을 가도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길도 운전해야 하는데, 초보 운전자는 차들이 막 달리고 빵빵거리면 공황에 빠지기 쉽고 차선변경, 좌회전, 우회전을 놓쳐 이상한 길로 가는 경우가 많다.


또 어찌 어찌해서 돌아오더라도 패닉에 빠진 운전자의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목적지에 지각하거나 아님 내려서 다른 차를 타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신호 무시, 법규 무시, 과속의 난폭 운전자는 그야 말로 목숨을 걸고 타야 한다. 도심에서는 다른 차를 받을 수 있고, 또 상대 운전자들과 욕설과 싸움을 할 수 있고, 차들이 거의 없는 길에서는 과속을 넘어 폭주를 하여 한순간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법규와 신호 모두를 지키면서 운전하는 조심 운전자는 처음에는 편할 것이다. 그러나 도로는 나만 조심 운전을 한다고 안전한 것이 아니고 신호등이 고장 날 수 있고, 도로 공사를 해서 차선을 막을 수도 있고, 난폭한 운전자가 끼어 들거나 급 정지를 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목적지에 제시간에 도착을 하지 못하면 돈 주고 차를 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벌점도 있고 몇 번의 사고 경험도 있지만 오랜 경력을 가지고 손님을 편안하게 모시고, 또 시간이 늦었다 싶으면 빠른 길을 찾아서 가고, 또 사고가 나도 빠르게 대처를 하고 나름 손님의 심리, 운전 속도, 그리고 길 상황을 다 살피면서 방어 운전을 하려고 할 것이다.

아마도 마지막 경력 운전자가 적격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력 운전에 안전하게, 예정된 시간에, 편안하게 손님을 위한 운전을 해야 한다는 직업 윤 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철학을 가진 운전자가 있다면 제일 좋을 것 같다. 사실 철학도 경력이 있어야 생기는 것이다.

정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국가를 책임지는 선택에서 유권자는 정치인을 잘 뽑아야 한다. 초보 운전자의 첫해 사고율이 40%라고 한다. 그러니 고속도로에 나가면 대형 사고를 내기 마련이다.

그 다음 난폭운전이다. 이런 부류는 정치를 통해서 세상을 좋게 하기보다는 권력이 목표이고 선동과 폭압의 정치를 한다. 왜군을 물리 칠 생각보다는 삼도수군통제사 자리가 목표였던 원 균과 같은 유형이다. 그리고 현상유지에만 급급하여 조심운행만 고집하는 정치인이 있다.


물론 이런 정치인은 시기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 질 수도 있겠지만 유권자들은 복장이 터질 수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유권자의 선택은 한나라를 책임지는 자리에 초보에 난폭운전자를 뽑는 것이다.

이들 나라들은 결국 다 혼란에 빠지면서 한순간 몰락의 길로 갔다. 자신의 정치적 인기를 위하여 이웃나라나 남을 희화화 하여 분노를 쌓고, 급기야 전쟁이 나게 하여 한순간에 정적들을 제거하고 국토는 폐허가 되게 하고 결사항전을 외치면서 국민들을 사지로 내모는 형이다. 자칫 전쟁 영웅으로 보일 지 모르지만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인물이다.

제일 나은 정치인은 경력을 가지고 있고, 몇번의 실패를 경험 했어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정치 역정을 개척 하면서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정말 뭔가 세상을 변화 시키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가진 정치인이다.

바로 철학을 가진 정치인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한창 예비선거가 진행중이다. 그리고 11월7일 본선거가 있다. 주지사나 연방급은 적어도 시의원 이상의 경력을 가진 철학이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할 것이다. 위기의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인을 잘 뽑는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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