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금 잘못 지급했으니 반환을”...시애틀시 지급 오류로 78만달러 과다지급

2022-06-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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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직자들 뒤늦게 빚쟁이 신세되면서‘황당’

“연금 잘못 지급했으니 반환을”...시애틀시 지급 오류로 78만달러 과다지급
시애틀시가 실수로 전 직원들에게 과다 지급한 연금을 수년이 지나 뒤늦게 회수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강제 회수 조치로 다달이 받는 연금 액수가 확 줄어든 수혜자들은 평안해야 할 은퇴 후 노후생활이 하루 아침에 빚쟁이 신세가 됐다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시애틀시 직원퇴직시스템(SCERS) 기록에 따르면 과거 시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6명에게 총 77만5,000달러의 연금을 과다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 까지만 해도 SCERS 직원들이 복잡한 연금계산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록했고 이를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라는 것이 시의 해명이다.

SCERS 디렉터 제프 데이비스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SCERS 최고 운영책임자 페이지 앨더레터는“SCERS도 과다 지급한 연금으로 인해 발생한 기금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법적 책임이 있다”며 “이미 모두 갚은 2명을 포함해 잘못 지급된 액수의 4분의 1정도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과다지급액에 대한 이자는 회수하지 않고 현재 수혜자들이 받고 있는 매월 연금 액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돈을 갚아나가게 하고 있다”며 “특히 수혜자인 퇴직자가 사망하더라도 남은 미수금을 받기위한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의 실수로 졸지에 빚쟁이가 된 은퇴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시애틀 경찰로 재직하다 은퇴한 찰스 샘슨은 2020년 여름 시로부터 “지난 5년 동안 연금 11만2,615달러를 과다하게 지급했다”는 첫번째 편지를 받았다. 이어 1년 후부터 초과 지급액 환수를 위한 조치로 당초 받던 연금보다 63% 줄어든 1,244달러 체크를 받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로부터 받은 편지에“회수하지 못한 과다 지급액이 남아있는 경우 본인이나 재산, 또는 수혜자에게 청구할 수도 있다”고 쓰여있었다며 불안해했다.


시애틀 시티 라이트에서 근무하다 2010년 퇴직한 리차드 주엣(77)도 비슷한 처지다.

스캐짓 카운티 타운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는 주엣은“9년 동안 초과지급한 금액이 16만5,000달러에 달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너무 화가 나서 시를 상대로 고소할까 생각도 했었다”며 “하지만 시와 싸우는 것보다 우리 집 정원에서 손주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삶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고 밝혔다.

렌튼에 거주하고 있는 찰스 샘슨도 답답한 상황이다.

37년 동안 시애틀 경찰국 커뮤니티 서비스 직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샘슨은 “주택 재융자문제로 2016년과 2019년 2차례에 걸쳐 SCERS측에 내가 혜택에 이상이 없는지 문의했지만 그때마다 문제없다고 답했었다”며 “하지만 1년 후 초과지급을 통보하는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샘슨은 이에 반발해 항소했지만 SCERS는 “25%를 공제해도 샘슨의 재정에 과도한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며 환수를 통보했다.

현재 샘슨은 다달이 5,000달러씩 갚아나가고 있다. 전액 변제하려면 그가 95세가 되는 22년이 걸린다. 샘슨의 부인 메리는 “다 갚지 못하더라도 사는 동안 내내 빚을 갚아야 하고, 빚을 진채 살아가고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우리 부부를 짓누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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