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 무시하는 운전자 급증...주 순찰대 정지 신호 무시하는 운전자 934건

2022-05-31 (화)
크게 작게

▶ 워싱턴주‘경찰추적 금지법’때문이라는 지적

경찰 무시하는 운전자 급증...주 순찰대 정지 신호 무시하는 운전자 934건
최근 도로에서 경찰의 정지 요구에도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추적을 금지한 경찰개혁법 시행 후 달라진 변화라며 오히려 공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주 순찰대(WSP)에 따르면 최근 주내 고속도로와 국도 등에서 순찰대를 비롯해 기타 법집행 기관들의 정지 신호를 거부하고 달아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었다.


노스웨스트 뉴스 네트워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부터 5월 17일까지 주순찰대의 정지 명령 거부가 934건에 달했다.

WSP는 과거에 비해 교통 정지를 무시하고 달아나는 운전자 숫자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31년 동안 주순찰대에 근무해왔다는 대런 라이트 WSP 대변인은 “한번 근무할 때마다 밤에는 3~5건, 낮에는 일주일에 2~3건은 발생한다”며 “뭔가 사람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각 지역 경찰도 사정에 크게 다르지 않다.

퓨알럽 경찰국은 지난해 7월 26일부터 2022년 5월 18일까지 경찰의 정지 요구를 무시하고 달아난 운전자가 14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스캇 앵글 경찰국장은 이런 현상에 대해 “완전히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한인밀집지역인 피어스 카운티 레이크 우드 경찰국장마이크 자로는 “거의 하루 평균 한 건 꼴로 정차 거부 사건이 발생한다”며 “대부분 도난 차량인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찰의 정지를 거부하고 달아나는 운전자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관계자들은 경찰개혁법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워싱턴주 경찰국장 협회 스티브 스트래찬 회장은 “지난 해 민주당의 주도로 통과된 하원법안 1054(HB-1054)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이 법은 경찰이 매우 제한된 상황을 제외하고 운전자를 고속 추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HB-1054는 경찰에 살해 당한 미니아폴리스 조지 플로이드 사건 후 제정된 워싱턴주 경찰개혁법의 하나이다.

법안에 따르면 경찰은 운전자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의심이나 탈옥한 중죄인, 강력범죄, 혹은 성범죄 등을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개연성이 없는 한 고속추적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공화당원들은 이 법이 오히려 대중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이 법안이 지나치게 경찰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에 따라 올초 워싱턴주 상하원은 개정법안을 통과시켰지만 결국 최종안이 상원에서 폐기된 상태이다.

하지만 개정안에 반대한 경찰개혁 지지자인 넥스트 스텝스 워싱턴은“경찰의 추적을 반대하는 이유는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고속 추격은 경찰과 마주쳤을 때 시민이 사망하는 2번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