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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봄 때문에 흉년 걱정...6월 초순에 예정된 체리 수확 35% 감소할 듯

2022-05-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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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수수, 보리씨도 못뿌려”

추운 봄 때문에 흉년 걱정...6월 초순에 예정된 체리 수확 35% 감소할 듯

시애틀 한국일보

5월인데도 워싱턴주에 예상외로 춥고 습한 봄 날씨가 지속되면서 올해 농사가 흉년이 될까 봐 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예년보다 과일나무의 개화가 늦어지고 꿀벌은 자취를 감췄으며 농작물은 씨도 뿌리지 못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 농가들에 따르면 올 봄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체리를 비롯한 옥수수 등 농작물들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서북미지역 체리 대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워싱턴주 체리농가다. 체리는 2021년 워싱턴주에서 가장 가치있는 작물 5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노스웨스트 체리 농가협회 B.J.털바이 대표는 올 체리 수확량이 지난 5년간 평균 수확량보다 3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추위로 인한 피해와 함께 꿀벌이나 바람 등에 의해 수정이 이뤄지는 것을 말하는 수분(受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워싱턴주 체리 재배 지역의 중심지인 야키마의 경우 한창 꽃을 피워야 할 시기인 올 4월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11도나 낮았다.

탈바이 대표는“날씨가 추워서 꽃봉오리가 많이 죽었다”며 “그러다보니 꿀벌도 자취를감추어 수분작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올 봄 체리 수확 시점은 대략 6월 5일이나 6일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위에 더해 습한 날씨까지 이어지며 체리농가에 근심을 더했다.

천연자원보호국에 따르면 캐스캐이드 산맥 많은 지역에 쌓여 있는 눈이 최소 130%에 달했다.


후드 리버 밸리 위 오리건 분지의 경우 5월 12일 현재 평균보다 2배 이상의 눈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며 물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과수원은 물론 옥수수 농가들의 시름도 깊다.

1872년부터 조상 대대로 그레이하버 카운티에서 옥수수 농사를 지어오고 있다는 제이 고든 가족은 “2022년이 아마 농작물 수확에 있어 최악의 해가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고든은 보통 5월 중순까지는 농토 절반 정도에 옥수수 씨를 심었지만 올해는 단 한차례도 씨를 뿌리지 못했다.

“옥수수를 비롯해 보리와 밀 등 모든 씨앗이 아직도 헛간에 놓여있다”는 그는 “만약 이번 4월이나 5월처럼 기온이 낮고 습한 땅에 씨앗을 심으면 썪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좋아지는 대로 24시간 트랙터를 가동할 계획이라는 그는 일부 주변 농가의 경우 아예 올 농사를 포기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일부 농가들은 당초 심어오던 전통적인 농산물이나 곡물 대신 양배추처럼 날씨에 강한 대체 작물을 심을 계획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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