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 스쿠터 일단 ‘합격점’ ...시범운영기간 30만건 이용…자전거 이용자 앞질러

2022-04-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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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스쿠터 일단 ‘합격점’  ...시범운영기간 30만건 이용…자전거 이용자 앞질러

로이터

거리의 방해꾼이 될 거라는 우려와 안전에 대한 걱정 속에 시애틀 거리에 등장했던 전기스쿠터가 시행 1년여 만에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시애틀 교통국(SDOT)에 따르면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시범운영 기간 동안 거의 26만명이 140만회에 걸쳐 전기스쿠터를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1,500여대였던 시애틀지역 전기스쿠터는 현재 5,000여대로 늘어났다. 현재 시애틀 시내 스쿠터 운영사업자는 라임과 링크, 윌스, 스핀 등 4개 회사다.


스쿠터 운영은 시애틀시의회가 지난 2020년 9월 도로와 저전거 도로에서 스쿠터 운행을 허용할 것을 의결하며 시범운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현재 스쿠터 사용자는 자전거나 전동 자전거 사용자수를 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SDOT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월 현재 자전거 이용은 3만 5,000건인데 반해 스쿠터 이용건수는 30만건에 육박해 자전거 이용의 10배가 넘는다.

시민들의 스쿠터 이용 목적은 각양각색이었다.

SDOT가 스쿠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로 공원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이용한다는 사람이 43%로 가장 많았고, 출퇴근용(22%), 식당에 갈 때(15%), 은행에 가거나 병원에 가는 등 개인적인 일처리(12%), 쇼핑(6%) 등 순이었다.

응답자의 5분의 1은 스쿠터를 이용해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한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스쿠터가 없었다면 개인 차량이나 택시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스쿠터 평균 이용시간은 15분이었고, 1.4마일을 여행했으며, 비용은 6.63달러가 소요됐다.

스쿠터 이용 지역은 다운타운 중심을 비롯해 대부분 대학가, 프레몬트, 발라드, 알카이비치 등 젊은이들이 많이 사는 곳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시간대는 늦은 오후와 주말이었다. 백인(70%)이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여성보다는 남성(65%)이 많았다. 연령대는 25세~35세가 40%로 가장 많았고, 35~44세(25%), 18세~24세(15%)가 뒤를 이었다.

시애틀 시의회 테레사 모스퀘다 의원은 “이런 수치는 스쿠터가 실현가능한 저탄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차량을 이용하는 것보다 더 깨끗하고 저렴할 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집과 일터, 쇼핑 공간을 연결해주어 우리시가 교통시스템 투자해야 할 부분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전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헬멧을 쓰고 스쿠터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용자 가운데 70%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거나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시애틀 경찰에 따르면 스쿠터 관련 사고는 총 17건이 발생했으며 대부분 스쿠터와 승용차간의 충돌사고였다.

이 가운데 5건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1건은 치명상을 입었다. 지난 4월 웨스트시애틀에서 한 남성이 유턴을 시도하던 승용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색인종이나 저소득층 등이 스쿠터를 이용하기 쉽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SDOT는 스쿠터 운영업체들에게 최소한 10%의 스쿠터를 가난하고 유색인종이 많이 사는 지역에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색인종이나 이민자,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노스시애틀의 비터 레이크, 할러레이크를 비롯해 사우스비콘힐, 레이니어 밸리, 샌트럴 디스트릭트, 사우스 파크 지역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스쿠터 이용은 현재 전체 이용의 15.5%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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