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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영화이야기] ‘이국적인 정글에서의 로맨스에 액션과 모험을 가미한 코미디’

2022-04-01 (금)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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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영화] ‘잃어버린 도시’(The Lost City) ★★★ (5개 만점)

▶ 악인들을 피해 계속 도망다니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사랑을 담아

[박흥진의 영화이야기] ‘이국적인 정글에서의 로맨스에 액션과 모험을 가미한 코미디’

잭(맨 뒤)과 대쉬가 로레타를 구출해 쫓아오는 악인들을 피해 도주하고 있다

만화 같은 영화로 킬링 타임용인데 신선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하다. 1984년에 나온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슬린 터너가 공연한 ‘로맨싱 더 스톤’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는데 여기에 ‘인디애나 존스’의 이 것 저 것을 섞어 만든 코미디 액션 모험 로맨스 영화다.

정글을 누비고 다니면서 자기들을 쫓는 악인들을 피해 계속해 도망가는 두 남녀 주인공 역의 샌드라 불락과 채닝 테이텀의 콤비가 그런대로 볼만한데 이 둘 사이에 서서히 피어오르는 로맨스에 이국적인 정글에서의 액션과 모험을 잔뜩 집어넣어 별 생각 없이 보고 즐기면 되겠다. 그러나 보고나서 뒷맛이 떨떠름하다.

로레타(불락)는 싸구려 인기 로맨스 모험소설 작가로 이젠 그 소리가 그 소리인 글쓰기에 지쳤다. 그러나 출판사 사장 베스(다빈 조이 랜돌프)의 성화에 못 견뎌 중단한 글을 마친다. 로레타의 소설 내용은 자기가 원래 공부한 역사와 고고학의 내용을 대중적으로 평가절하 시킨 것이다.


이어 로레타는 자기 소설의 표지 모델인 대쉬(테이텀)와 함께 책 소개 투어에 나선다. 대쉬는 비곗살이 찐 두뇌회전이 다소 활발치 못한 남자로 로레타를 은근히 사모하고 있다.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전주곡 식으로 나오는 액션 모험 장면과 함께 책 선전 투어에서 대쉬가 긴 금발을 하고 웃통을 벗어 제치면서 팬들 앞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 재미있다. 영화에서 테이텀은 툭하면 웃통을 벗어 제치고 육체미를 자랑하는데 웃통 뿐 아니라 아랫도리까지 벗어버린다. 그의 맨살 엉덩이를 볼 수 있다.

이 투어에서 로레타는 미디어제국을 소유한 억만장자 애비게일(‘해리 포터’의 대니얼 래드클립이 괴짜 연기를 잘 한다)에 의해 지도상에도 없는 섬으로 납치된다. 고고학에 심취한 애비게일은 자기가 수집한 돌 판에 새겨진 이젠 사어가 된 문자를 로레타로 하여금 해독하게 만들어 전설 속에 나오는 ‘불의 왕관’을 찾으려고 한다.

대쉬가 납치된 로레타를 구출하러 섬에 도착하면서 로레타의 소설 속의 주인공이 겪는 것과 같은 액션과 모험이 펼쳐진다. 로레타 구출작전에 나선 또 다른 사람이 육체와 두뇌가 다 잘 발달된 용병 잭(브래드 핏이 잠깐 나와 신이 나서 액션을 즐긴다). 대쉬가 잭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가운데 요란한 액션이 벌어지고 로레타는 구출되나 잭은 곧 사라진다. 그리고 로레타와 대쉬는 계속해 자기들을 뒤쫓는 애비게일 일당을 피해 달아난다.

이 와중에 대쉬는 충견처럼 로레타를 돌보지만 자기 밖에 모르는 로레타는 대쉬의 정성과 충성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인다. 여하간 로레타와 대쉬가 장시간 도망 다니는 새에 둘 사이에 사랑이 영글게 된다. 로레타 구출에 뒤 늦게 베스까지 동원되나 이는 사족과 같은 군더더기다. 더 이상 글을 안 쓰겠다던 로레타는 자기가 겪은 고생과 새로 생긴 애인 대쉬를 모델로 소설을 써낸다. 베스트셀러가 될 것인지 아닌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로 영화는 속편이 나올 것처럼 끝난다. 아론과 애담 니 감독. 관람등급 PG-13.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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