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 의원이 우크라 고아 입양추진...극우 매트 시아, 60명 추진 우려 목소리

2022-03-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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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의원이 우크라 고아 입양추진...극우 매트 시아, 60명 추진 우려 목소리

러시아 폭격을 받아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 / 로이터

전 워싱턴주 하원 의원이 러시아 공격을 받은 우크라니아에서 빈발하고 있는 고아를 미국으로 입양하겠다고 추진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문제의 장본인은 워싱턴주 동부를 별도로 떼내 미국의 51번째 주를 만들자고 주장하는가 하면 국내 테러조직 가담혐의가 밝혀지며 문제가 됐던 극우성향의 매트 시아 전 의원이다.

시애틀타임스는 16일 “매트 시아 전 의원이 60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의 미국 입양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시아 전 의원측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해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 남동부 도시 마리우폴에 있는 한 고아원에서 62명의 어린이와 2명의 도우미를 구출했다.

시아는 이후 아이들과 함께 국경 인근 폴란드 작은 마을 카지미에즈 돌니에 있는 언론인 게스트 하우스에 머물고 있다.

시아는 폴란드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현재 텍사스에 있는‘고아를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Loving Families and Homes for Orphans)’이라는 그룹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송에서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 고아들을 미국으로 입양하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수년째 이 호스팅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고아를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페이스북에도 이 조직이 텍사스에서 온 기독교 단체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폴란드의 기업과 지역교회 수십곳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정부, 미국 정부와 직접 접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텍사스 포트 워스에 기반을 둔‘고아를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은 2018년 텍사스주에 등록했지만 텍사스주 보건복지부에 입양기관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또한 국제입양기관을 감독하는 국가간 입양인증 및 관리 기관에도 등록돼 있지 않다.

시아 전 의원의 이 같은 돌출 행동에 대해 미국은 물론 국제적으로 우려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시아 전 의원이 아이들과 머물고 있는 폴란드 마을 카지미에즈 돌니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폴란드 현지 마을 시장 보좌관 베로니카 지아르니카는 “시아에게 여러번 아이들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지만 그는 상관하지 말라고 답했다”며 “이 사람이 자신의 성조차 말하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나는 이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지미에르즈 돌니시 시장 아투르 포미아노스키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들을 보기 위해 고아원을 방문했고 모두 다 안전하게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관계당국이 조사하고 규명하고 있으며 당국이 동의없이 아이들은 도시를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미국 정부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무부는‘고아를 사랑하는 가족과 가정’과의 접촉여부에 대해 직접 답하지 않았지만 “공인된 입양서비스 기관만이 미국으로 입양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입양기관들도 전쟁으로 극도의 혼란 상태인 만큼 우크라이나에서 국제입양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국제입양협의회는 전쟁에서 탈출한 많은 가족들이 분리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금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입양을 고려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국제난민위원회와 유니세프도 전쟁 상황에서 어린이에 대한 임시적인 보호와 양육을 촉구하면서도 “비상사태 중이거나 직후에 입양은 안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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