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 2위 밀 수출국 미국도 흉작 전망

2022-03-1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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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캔자스주 ‘심한 가뭄’ 식량 가격 더 오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 등 세계 식량 가격이 뛰어오르는 가운데 세계 제2위의 밀 수출국인 미국마저 가뭄으로 밀 흉작이 예상되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 남서부 지역에는 지난해 10월부터 눈 또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있다. 겨울 밀은 가을에 파종돼 이듬해 봄에 싹이 트는데, 이 시기 토양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겨울 밀 작황의 관건이다. 비료에 포함된 영양분이 밀 뿌리로 전달되려면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가뭄경감센터(NDMC)에 따르면 이달 8일 현재 캔자스주 절반 이상이 ‘심한 가뭄’ 또는 그보다 더 나쁜 상태인 것으로 분류됐다. 또 다른 밀 생산지인 오클라호마주는 4분의 3가량이, 텍사스주는 3분의 2 이상이 ‘심한 가뭄’ 상태다.


국립가뭄경감센터는 가뭄 상태를 ‘비정상적 건조’부터 ‘매우 극심한 가뭄’까지 5단계로 나누며, 이중 심한 가뭄은 세 번째에 해당한다.

지난해 겨울 폭풍으로 미국 밀 주산지의 표토가 휩쓸려 날아가 표토에 함유된 영양분이 손실된 상황에서 물 부족 문제까지 덮쳤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제빵용 강력분에 쓰이는 경질 적색 겨울 밀은 미국 전체 밀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경질 적색 겨울 밀의 생산이 감소하게 되면 안 그래도 높은 식료품 물가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밀 수출량에서 미국의 비중은 약 14%로 러시아(약 18%)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이어 캐나다(약 14%), 프랑스(약 10%), 우크라이나(약 8%)가 3∼5위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140.7로, 1996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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