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계는 코로나 ‘락 다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22-03-10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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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면 예배 교인 수 감소 등 큰 변화

▶ 100인 미만 ‘동네 교회’ 급증 현상도

교계는 코로나 ‘락 다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미국 교회들은 코로나 ‘락 다운’을 계기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로이터]

약 2년 전 기독교계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를 겪게 된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락 다운’(Lock Down) 명령이 내려져 예배를 열 수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이를 계기로 각 교회들은 변화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었다. 일부 교회는 락 다운을 계기로 삼아 예배 방식을 전환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지만 대부분의 교회는 여전히 떨어진 예배 출석률이 회복되지 않는 등 어려움에 처해있다. 교회 관련 정보 제공 사이트 ‘교회가 답한다’(www.churchanswers.com)가‘락 다운’ 전후로 달라진 교회 관련 통계 자료를 정리했다.

◇ 대면 예배 교인 감소

대면 예배 출석 교인 수 감소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 2000년에만 해도 예배 출석 교인 수(중간값)는 137명이었고 10년 뒤인 2010년에는 105명으로 감소했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초 65명까지 떨어진 예배 출석 교인 수는 팬데믹과 락 다운을 거치며 지난해 55명 수준으로 하락했다. 대면 예배 출석 교인 수는 20년간 무려 60%나 급감한 것이다.


◇ 예배당 입실률 하락

대면 예배를 재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배당이 꽉 차지 않는 교회가 많다. 예배당 ‘입실류’(Occupancy Rate)은 팬데믹 이전에도 평균 약 33%로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지난해 약 28%로 더 떨어져다. 예배당 입실률 하락 현상은 주일 예배를 1회 이상 진행하는 교회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교인들의 예배 출석률이 회복되지 않고 헌금 사정이 악화된 교회 중 일부는 아예 교회 건물을 매각하고 100% 온라인 예배만 드리는 교회까지 등장했다.

◇ 교회 수익 변동 없어

대면 예배 중단, 예배 출석률 감소로 교회의 수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다. 하지만 다행히 교회 중간 수익 규모는 12만 달러로 팬데믹 이전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팬데믹과 이에 따른 교인들의 소득 감소 등의 여파로 많은 교회가 헌금 수익은 감소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 경기 부양법’(CARES Act)의 일환으로 실시된 ‘급여 보호 프로그램’(PPP)을 통해 교회 운영비를 충당한 교회가 많았다. PPP 등 정부 추가 지원이 중단돼 향후 교회들이 수익 마련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교인 100인 미만 교회 급증

전반적인 교인 수 감소와 예배 출석률 저하 현상 등을 겪고 있지만 교인 수 100명 미만 교회는 빠르게 늘었다. 2000년도 교인 수 100인 미만 교회가 전체 교회 중 차지하는 비율은 45%에 불과했지만 팬데믹 직전 약 65%로 늘었고 이후 75%까지 증가했다. 이미 시작된 ‘동네 교회’(Neighborhood Church) 개척 트렌드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동네 교회는 특정 지역을 정확히 구분해 이른바 맞춤형 사역을 제공하는 교회를 의미한다.

◇ 교회 설립 중간 연도 1950년 유지

팬데믹을 거치며 새로 문을 연 교회보다 문을 닫는 교회가 더 많았다. 이로 인해 교회 설립 연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교회 설립 중간 연도는 1950년으로 기존의 연도가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현재 미국 내에서 사역 중인 교회의 약 절반은 1950년도 이전에 설립됐고 나머지 절반은 그 이후에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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