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교에서 성경을 읽었다는 이유로 따돌림과 폭행

2022-03-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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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교사 가담해 해당 학생 면박

▶ 학교 측은 성경 휴대 못 하도록 명령…학생과 부모, 학교 측 상대 소송 제기

학교에서 성경을 읽었다는 이유로 따돌림과 폭행

학교에 성경을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명령한 학교 측을 상대로 학생과 부모가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

학교에서 성경을 읽었다는 이유로 따돌림과 폭행을 당한 고등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애미 인근에 위치한 차터 스쿨 메이터 아카데미 9학년에 재학 중이던 니콜라스 오티즈 군의 부모는 따돌림과 폭행을 가한 학생들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티즈 군을 오히려 가해자로 몰아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통해 학교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다.

크리스천 포스트가 오티즈 군의 변호를 맡은 딜론 로 그룹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따돌림과 폭행은 오티즈 군이 9학년이던 2018년부터 시작됐다. 오티즈 군은 당신 자신의 신앙생활을 실천하기 위해 종종 학교에 성경을 가지고 갔고 쉬는 시간마다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동료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까지도 오티즈 군이 학교에서 성경을 읽는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가을의 경우 과학 교사가 수업 도중 갑자기 오티즈 군을 교실 앞으로 불러내 “오티즈 군이 성경을 읽는 이유는 무식해서”라며 “성경을 믿으면 안 된다”라고 모든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면박을 주기도 했다. 동료 학생들의 따돌림과 폭행은 더욱 심각했다. 일부 학생들은 오티즈 군이 읽는 성경을 뺏어 집어던지며 찢기까지 했으며 이를 참지 못한 오티즈 군이 상대 학생에게 가방을 집어던지고 뺨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먼저 성경을 뺏은 학생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내리지 않고 오티즈 군에게만 10일 정학 처분을 내렸다.


가장 심각한 따돌림은 학생들이 오티즈 군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트린 사건이다. 오티즈 군이 학교에 칼을 휴대하고 다니며 심지어 총기를 사용해 다른 학생을 공격할 계획이 있다는 소문을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등에 퍼트린 것이다. 일부 학부모까지 헛소문을 퍼트리는데 가담해고 급기야 국토 안보부 수사관이 오티즈 군의 집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다른 학생들이 만들어낸 허위 사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오티즈 군 부모는 따돌림과 폭행이 있을 때마다 학교 측에 이메일 항의를 보냈지만 학교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티즈 군의 성격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학교에 성경을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딜론 로 그룹은 “수정 헌법 1조에 근거, 오티즈 군이 학교에서 자유 시간에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권리가 학교 측에 의해 박탈됐다”라며 “이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통해 오티즈 군은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고 교육을 받을 기회마저 잃었다”라고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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