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DUI 혈액검사서 마약 ‘묵인’...시애틀 즉결재판소 “순찰대 실험실 자체가 마약 오염”

2022-02-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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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판부 “DUI 결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

DUI 혈액검사서 마약 ‘묵인’...시애틀 즉결재판소 “순찰대 실험실 자체가 마약 오염”
지난 3년여간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체포돼 혈액검사에서 히로뽕과 암페타민 등 각성제 성분이 검출된 수천명의 시애틀 주민들이 재판에서 불리한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

시애틀 직결재판소(SMC) 판사합의부는 혈액을 검사한 순찰대(워싱턴주 경찰국)의 독극물 실험실 자체가 각성제로 오염됐기 때문에 검사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처럼 판시했다.

이 판시는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시애틀경찰에 체포돼 음주 또는 마약복용 운전(DUI) 혐의로 기소된 3명에 대해 지난달 3일간의 재판을 거친 후 지난 10일 내려졌다.


이들 세 피고의 변호사들은 기소 자체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판사합의부는 “사안이 중대 한 건 인정하지만 지나친 요구”라며 대신 2018년 3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이뤄진 검사에서 히로뽕과 암페타민에 양성반응을 보인 모든 혈액샘플은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순찰대는 범죄수사를 위해 남부 시애틀의 한 건물에 독극물 실험실과 마약 실험실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중 마약 실험팀은 연구작업의 일환으로 3층 방에서 2002년부터 2011년까지 히로뽕을 10~20차례 제조했다.

이 팀이 나간 뒤 순찰대는 2019년 6월 전문회사를 고용해 방을 소독했지만 그 후 2021년 4월까지 이뤄진 혈액검사 중 11건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다.

판사합의부는 시애틀 피고 3명의 혈액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것이 엉터리는 아닐 터이지만 소독 후에도 히로뽕과 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된 실험실에서 혈액샘플을 계속 검사한 것은 정부 측의 관리부실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판사합의부는 혈액검사 결과에서 제외되는 것은 히로뽕과 암페타민 양성반응 뿐이라고 강조하고 알코올이나 다른 마약성분이 검출된 것을 그대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3명의 피고인 중 한 34세 여인은 혈액검사에서 히로뽕과 암페타민 외에 모르핀도 검출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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