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약속을 9월 1일까지 내놓지 않는다면 푸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논 것"으로 봐야 한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발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툴롱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양국은 이에 앞서 장관회의와 국방·안보협의회를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젤렌스키 회담이 성사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만약 9월 1일 시한까지도 푸틴이 회담에 응할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놀았다는 점을 또다시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모두에게 이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러시아를 압박해서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올 1차 및 2차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며 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제재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츠 총리는 푸틴이 젤렌스키와의 만남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솔직히 말하면 내게는 별로 놀랍지가 않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쟁이 신속하게 종결되리라는 '환상'을 품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여러 달 더 이어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지금 추가 관세 부과가 논의되고 있다"며 "만약 러시아의 전시 경제에 돈을 대는 데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석유와 가스 구입을 해주는 다른 나라들에 대해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하도록 미국 정부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나는 매우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는 주말에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눌 예정이지만 각각 따로 통화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날 '푸틴이 트럼프를 갖고 놀았다'는 마크롱 발언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AFP 기자로부터 받고 "말도 안 되는 질문"이라며 일축했다.
그는 "역사상 평화의 대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많은 일을 한 대통령은 없다"며 살육을 끝내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굳건한 노력은 세계 모든 이들이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9월 1일 월요일을 시한으로 거론한 것은, 그로부터 정확히 2주 전인 8월 18일 월요일에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메르츠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과 만났을 때 했던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젤렌스키 정상회담이 2주 내에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이날 회의 후 낸 공동성명에서 "국제적 외교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종식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과 우리 자체 안보에 미치는 결과를 고려해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추가 방공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및 그 외 동맹국들에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추가 군사 지원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아울러 러시아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기 위해 대러 추가 제재가 필수적이라는 데 공감하고,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제3국의 회사들"을 겨냥한 2차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에 신뢰할 수 있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양국은 유럽 안보 강화 차원에서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동맹국에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양국은 핵 억지력이 동맹 안보의 초석이며, 프랑스의 독자적 전략 핵전력이 동맹의 전반적 안보에 크게 기여함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위협 등 유럽이 직면한 도전 과제를 고려해 공동 전략 문화를 발전시키고, 안보·방위 목표 및 전략 간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양측이 전략적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밖에 방산 분야 협력,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 우주 분야 등에서도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가자지구 상황에 대해선 "양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민이 평화와 안전, 존엄 속에서 공존하고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안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