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상현실 예배, 전면 온라인 예배’ 등장, 교계 ‘촉각’

2022-02-01 (화)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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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예배 선호도 높아지는 추세지만 당분간 ‘온라인·대면’ 예배 병존해 진행

‘가상현실 예배, 전면 온라인 예배’ 등장, 교계 ‘촉각’

비영리 기독교 방송국 CGNTV 관계자가 지난해 초 작은 교회를 위한 온라인 예배 장비 및 컨설팅 제공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CGNTV 제공]

온라인 예배를 바라보는 교회의 시각은 복잡하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보편화된 온라인 예배가 앞으로 대세 예배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온라인 예배가 기존의 대면 예배를 대체할 수 없다며 대면 예배 고수론을 주장하는 교회도 많다. 하지만 최근 교회 건물을 없애고 온라인 예배로 전면 전환한 대형 교회가 등장했고 가상 현실인 메타버스에서 예배를 시도한 교회까지 나오면서 온라인 예배의 미래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 전면 온라인 예배, 가상 현실 예배

콜로라도 주의 대형 교회 덴버 포터하우스 교회는 올해 초 교회를 폐쇄하고 전면 온라인 예배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교회 측은 코로나19 팬데믹과 헌금 감소로 재정 악화가 발생했다며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는 이유를 밝혔다. 교인 감소로 헌금은 감소한 반면 오래된 건물을 보수 유지하는데 발생하는 비용 부담으로 교회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교회는 또 온라인 예배가 성공적인 대안으로 입증됐고 건물 매각 수익으로 음식 제공 사역 등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이 가능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예배당을 가상 현실 세계로 옮긴 교회도 등장했다. 성경 앱 ‘유버전’을 개발한 라이프 교회는 지난해 말 가상 현실 플랫폼을 사용한 예배를 소개했다. 교회 측에 따르면 첫 가상 현실 예배에 약 100명이 참석했고 두 번째 예배에는 200여 명이 출석했다고 한다. 라이프 교회는 미국 전역에 36개의 캠퍼스를 둔 대형 교회로 2007년에도 아바타를 통한 교인 교류 사역인 ‘세컨드 라이프’ 사역을 도입한 바 있다.

▲ 온라인 예배, 다양한 교회 예배 경험 기회 제공

리서치 기관 그레이 매터스 리서치에 따르면 대면 예배가 중단된 기간 동안 복음주의 교인 4명 중 3명이 온라인 예배를 경험했다. 이중 약 87%는 기존 출석 교회가 제공한 온라인 예배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팬데믹 기간 중 타 교회, 심지어 멀리 떨어진 타지역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처음 ‘맛본’ 교인도 적지 않았다. 지역내 다른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시청했다는 교인은 약 12%였고 타지역 교회 온라인 예배에 참석한 교인은 약 22%나 됐다.

또 약 19%에 달하는 교인은 기존 출석 교회와 다른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번갈아 출석한 이른바 ‘메뚜기 교인’이었다. 다른 교회 설교 내용에 궁금증, 또는 기존 교회에 대한 불만족 등 타 교회 온라인 예배 참석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복음 주의 교인의 11%에 해당하는 약 700만 명이 교인은 팬데믹 기간 중 다른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하는 ‘외도’(?)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모두 온라인 예배가 보편화되면서 발생한 현상들이다.

▲ 온라인 예배 선호도 조금씩 높아져

대면 예배 선호 현상이 아직까지 지배적이지만 온라인 예배를 경험한 교인 중 온라인 예배를 선호한다는 비율도 꽤 높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예배에 참석해 본 복음주의 교인 중 절반을 훌쩍 넘는 약 61%는 설교 내용 이해 측면에서 대면 예배가 온라인 예배보다 더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온라인 예배에 대한 선호도를 나타냈다. 심지어 교인 10명 중 1명은 온라인 예배가 설교를 배우는 데 대면 예배보다 더욱 효과적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면 예배 참석이 모든 면에서 온라인 예배 시청보다 유익하다고 한 교인은 18%에 불과한 반면 약 45%에 달하는 교인은 온라인 예배가 적어도 한 가지 면에서 대면 예배보다 낫다는 반응을 보였고 약 9%의 교인은 온라인 예배가 모든 면에서 대면 예배만큼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당분간 ‘온라인, 대면’ 예배 병존

대부분의 교회가 대면 예배를 재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예배 출석률이 전과 같지 않은 이유를 온라인 선호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예배를 경험한 교인 중 약 44%만 팬데믹이 끝나면 대면 예배에만 출석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경우에 따라 대면 예배에 빠지고 온라인 예배를 시청할 수 있다는 교인이 56%로 더 많다는 것이다. 이중 주로 대면 예배에 출석하면서 가끔 온라인 예배를 시청하겠다는 교인은 약 36%, 대면 예배와 온라인 예배에 비슷한 비율로 출석하겠다는 교인은 약 9%, 온라인 예배를 주요 예배 방식으로 삼겠다는 교인은 약 7%였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선호도가 이처럼 높지만 대면 예배가 당장 사라질 것이란 우려는 아직 이르다. 온라인 예배를 선호할 것 같은 젊은 교인을 중심으로 대면 예배 출석에 대한 의지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40세 미만 교인 중 대면 예배 출석이 모든 면에서 온라인 예배보다 낫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고 18세~29세 교인 중 약 43%는 팬데믹 종료 후 전보다 더 자주 대면 예배에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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