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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를 시위대에 이양할 고민했다”

2022-01-3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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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시, 2020년 인종차별 반대 시위 당시 고려

“경찰서를 시위대에 이양할 고민했다”

시애틀 한국일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시애틀시가 경찰서 건물을 시위대에 이양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공공 시설물을 시위대에 넘기려고 고민했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언론을 통해 공개된 시애틀시 문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제니 더컨 당시 시애틀 시장은 시위대를 피해 임시로 폐쇄했던 캐피톨 힐 동부경찰서 빌딩을 BLM(Black Lives Matter)운동 그룹에 이양하고 경찰서를 새로운 장소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시애틀 지역에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미네소타주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촉발됐었다.

시위대는 동부경찰서를 포위한 채 ‘경찰 해산’을 요구했고, SPD는 동부경찰서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최루탄으로 막아서다 시위가 극렬해지자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경찰서를 폐쇄했다.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당시 시애틀시 재정행정국(FAS) 캐빈 고스 국장은 시위가 극에달했던 2020년 6월 8일 오후 더컨 시장에게 3건의 메모와 해결책 초안을 보냈다.

초안에는 “7월 1일부로 BLM시애틀-킹카운티 측에 동부경찰서 빌딩을 이양하고, 더컨 행정부는 비영리단체와 함께 이 빌딩을 공중보건과 커뮤니티 케어를 위해 개조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검토안은 SPD가 7월 1일 동부경찰서를 다시 점유한 후 없던 일이 됐다. 지난 달 더컨 시장과 함께 임기가 만료된 첼시 켈로드 더컨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러가지 사전검토를 하고 치안유지 현실 등을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하지도 않고 대중안전에 부합하지도 않다고 판단해 아이디어를 취하했다 ”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에 대해 BLM시애틀-킹카운티측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그룹은 당시 시위대가 한동안 점령해 시위의 본거지로 삼았던 ‘캐피톨 힐 조직시위 구역(CHOP)’이나 동부경찰서 점령 등 시위와는 직접 관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SPD측과의 교감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SPD 대변인 랜드 휴세릭은 “당시 동부경찰서를 이전하거나 지역사회와 공간을 공유하는 어떤 계획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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