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절망사’급증했다...2020년 알코올, 자살 등이 코로나 사망보다 많아

2022-01-1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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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며 워싱턴주민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절망사(Deaths of despair)’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됐던 2020년 한해 동안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자살 등으로 삶을 마감한 인구가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보다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워싱턴주민 가운데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 자살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약 3,900명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약 600명에서 거의 7배나 폭증한 것으로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수인 3,300명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워싱턴주와 함께 ‘절망사’ 숫자가 코로나 사망자를 앞지른 주는 오리건, 유타, 메인, 버몬트, 웨스트버지니아,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8개 주에 불과했다.

유타주를 제외하고 이들 주 모두 전국 평균 이상의 절망사 비율을 보였다. 웨스트 버지니아가 절망사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절망사 가운데 전국적으로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크게 늘어난 반면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다소 감소했다. 워싱턴주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 불시에 닥친 경제적 정서적 어려움으로 자살급증을 우려했지만 국가나 세계적인 위기상황에서 사람들은 초기에 힘을 모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살율이 감소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체적인 자살자수가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35세 이하 젊은이들과 흑인, 히스패닉, 원주민 남성은 자살자수가 증가했다. 반면 백인, 아시안 남성은 감소했고, 여성의 경우 큰 변동이 없었다.

CDC에 따르면 워싱턴주에선 의도적 자해를 통해 자살한 사망자가 1,212명으로 2019년보다 50명 줄었다. 하지만 45세 이하 젊은이를 포함한 자살자수는 증가했다. 히스패닉 남성과 여성, 아시안계 여성 사이에서도 자살자 수가 늘어났다.

절망사 가운데 워싱턴주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약물과다복용과 알코올 중독으로 2020년 한해 동안 1,641명이 사망했다. 2019년 약 500명에서 크게 급증한 것이다.

음주가 직접 원인이 되는 간 질환 사망자도 급증했다. 2020년 1,000명 이상의 워싱턴주민이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사망했다. 2019년의 150명에서 7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절망사 비율은 도시와 시골지역에서 뚜렷하게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인 시골 지역에서 도시보다 절망사 비율이 높았다.

지역별로 킹 카운티는 워싱턴주에서 절망사 비율이 낮은 편이지만 2020년의 경우 절망사 수가 인구 10만명당 40명으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증가하고 있다. 제퍼슨 카운티는 인구 10만명당 98명이었고, 클래램, 루이스, 야키마, 그레이 하버 등도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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