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치 옹호경찰, 솜방망이 징계 ...켄트 시장“대응 적절치 못했다”사과

2022-01-10 (월)
크게 작게
켄트의 경찰부국장이 나치 옹호 언행으로 솜방방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켄트 시장과 경찰서장이 이번 사태에 대해 과소평가한 사실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다나 랄프 켄트 시장과 라파엘 다딜라 경찰서장은 최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켄트 행정부가 나치 관련 옹호 행위로 물의를 빚은 경찰부국장을 해고하지 않고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여 대중의 분노를 유발했다”며 공개적으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랄프 시장은 2020년 9월 데릭 캠머젤 켄트 경찰부국장이 자신의 사무실 출입문에 나치 휘장을 붙이고 아돌프 히틀러를 옹호하며 홀로코스트에 대해 농담한 사실이 알려지자 캠머젤에 대해 2주간의 무급휴가 조치와 함께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경징계를 내렸다. 당시 캠머젤 부국장에게 내려진 2주간의 휴가는 유급사용도 가능한 것이었다.


30분짜리 비디오를 통해 랄프 시장은 “여러분에게 실망을 시켜드려 죄송하다”며 “이번 사태에 미흡한 대응으로 우리 지역사회가 상처와 피해를 입고 켄트시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파딜라 경찰서장도 “매우 죄송하고 당황스럽다”며 “이번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고 사과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데릭 캠머젤 부국장은 27년 경력의 경찰로 자신의 사무실 문 명찰 위에 나치 최고지도자의 계급장을 붙여 놓고 자신을 노예노동과 죽음의 수용소를 총괄하는 최고의 계급으로 지칭하도록 하는 등의 행태로 형사들의 불만이 제기돼 수사대상이 됐다.

조사 결과 캠머젤은 2019년 독일마을에서 열린 옥토버페스트 행사에 콧수염 등 히틀러처럼 꾸미고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과거 자신의 할아버지가 나치수용소에서 술에 취해 떨어져 죽었다는 홀로코스트 관련 농담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시민감시단체 ‘노 시크릿 폴리스’가 지난 2020년 9월 발행된 수사 문건을 입수하며 대중에 공개됐다. 당시 캠머젤에 대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우스 킹 카운티 지역은 물론 국제적인 공분을 사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 랄프 시장과 켄트 시장은 지난 7월 캠머젤 부국장에 대해 내려진 징계조치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주 캠머젤에게 사임을 요구했지만 이미 종결된 사건에 대한 추가 징계가 경찰노조와의 계약위반 소지가 있어 소송에 따른 비용부담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