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 주류사회 10대 뉴스> 코로나 고통에 폭염ㆍ폭설까지…일본계 시애틀시장 탄생

2021-12-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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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미 주류사회 10대 뉴스> 코로나 고통에 폭염ㆍ폭설까지…일본계 시애틀시장 탄생

로이터

팬데믹 2년차에 접어든 올해 워싱턴주에는 1년 반 만에 경제정상화 조치가 취해지고, 학교는 대면수업을 시작하는 등 일상을 회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델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코로나 재확산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상 최악의 폭염에다 폭설, 폭우 등 자연재해도 많았던 한 해였고, 최초로 일본계 시애틀시장이 탄생하는 등 다사다난했던 2021년 본보를 장식했던 서북미 주류사회 뉴스를 정리해본다. <편집자註 >

백신접종 속도…일상 회복 아직 멀어

올해부터 노약자나 의료계 종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접종이 허용되며 코로나 백신접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감염률이 줄어들자 워싱턴주는 6월 30일 1년 반만에 팬데믹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해제하며 경제정상화에 돌입했다. 마스크 의무화 조치, 사회적 거리두기, 식당이나 술집 등의 수용인원 제한도 풀렸다. 초중고교를 비롯해 UW 등 대학도 닫힌 교문을 열고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하반기 어린이까지 접종 대상이 확대되고 주정부는 백신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이나 교육종사자에 대해‘백신접종 의무화’조치 행정명령을 내렸다. 일부에서는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고 접종거부로 직장을 그만 두는 근로자가 속출하며 경찰, 의료기관, 학교, 대중교통 등은 인력난에 시달렸다. 현재 워싱턴주 12세 이상의 백신접종률은 73.2%(1,2차 모두 접종)에 달하고, 부스터샷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델타 바이러스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까지 기승을 부리며 완전한 일상으로의 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현재까지 워싱턴주내 코로나 감염 건수는 84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9,800명을 넘어섰다.


고속득자 자본취득세 법안 통과

워싱턴주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10여년간 최우선 과제로 끈질기게 추진해온 자본취득세(SB-5096) 법안이 최종 통과됐다. 워싱턴주의 ‘부익부, 빈익빈’ 세제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운 이 법안 확정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을 매각해 25만달러 이상의 소득을 울린 사람들은 그 금액의 7%를 자본취득세로 납부하게 됐다. 다만 부동산, 농지, 가축, 목재 등과 총 매출 600만달러 이하의 단일 소유주 기업체의 매각으로 발생한 소득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당국은 자본 취득세로 거둔 세금으로 조기교육과 어린이 보호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변호사인 롭 맥키나 전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자본취득세법이 눈속임이자 불법적 소득세라며 이를 무효화하도록 더글러스 카운티 법원에 제소한 상태이다.

장기요양보험세 도입 논란속 연기

올해 워싱턴주 정책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빚은 법안은 장기요양보험제도(WA 케어프로그램)이었다. 지난 2019년 주의회가 확정한 WA케어 프로그램은 2022년 1월부터 주내 모든 근로자의 봉급에서 0.58%를 보험료로 최소 10년 이상 원천징수하고 2015년부터 자가 간병이 필요한 납세자들에게 3만6,500달러까지 지급해주도록 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은퇴 후 워싱턴주를 떠난 사람, 워싱턴주 직장에서 봉급을 받지만 타주에 거주하는 사람, 전근이 잦은 군인 등 공무원, 10년 이내에 은퇴할 근로자 등은 본의와 상관없이 보험료를 공제당하고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모순을 안고 있다. 이 같은 각종 문제들이 도출된데다 워싱턴주에서 보험 판매가 허용된 12개 보험사가 신규 민간장기요양보험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이 제도 도입의 논란이 가중됐다.
결국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의회가 해당 법안의 문제점을 수정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워싱턴주 고용안전국(ESD)에 장기요양 보험금 징수를 잠정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워싱턴주 근로자들은 일단 2022년 한해 동안 장기요양 보험비를 월급에서 공제하지 않아도 될 예정이고 의회는 문제점을 해결한 후 2023년부터 보험비 공제를 시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상 최악 폭염 등 자연재해로 신음

폭설, 폭염, 가뭄, 폭우 등 다양한 자연재해로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다. 연초 시애틀에 52년만에 폭설이 내려 정전, 교통사고, 항공기 결항 등 피해가 속출했다. 1월 12일부터 13일까지 시애틀시에서 공식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125년 역사상 15번째 많은 11.1인치의 폭설이 내렸다. 여름으로 접어들며 사상 유례없는 ‘살인 폭염’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등 서북미를 강타했다. 시택공항 기준으로 낮 최고기온이 한때 104도까지 치솟았다. 시애틀 기상 관측이후 최고 기온이다.‘살인 더위’로 정전 피해와 익사사고도 잇따랐다. 한발과 이상 폭염에 이어 7월엔 산불까지 발생하며 주 전역에 가뭄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10월로 접어들며 시애틀 지역에는 시속 55마일의‘가을 폭풍’이 몰아쳤다.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엄습하며 곳곳에서 나무가 부러지고 사망사고와 정전 등 피해가 속출했다. 11월로 접어들며 대홍수가 시애틀 지역을 덥쳤다. 30년 만의 최악의 홍수였다. 9월부터 11월까지 시택공항 강수량은 18.91인치를 기록, 가을비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시애틀 지역엔 폭설을 동반한 31년만의 최악의 한파까지 닥치며 일년내내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워싱턴주 인구 770만 돌파

워싱턴주 인구가 770만명을 돌파했다.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13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가 됐다. 특히 도시 지역인 킹ㆍ스노호미시ㆍ피어스카운티 등 일명 ‘시애틀 광역지역’ 인구가 처음으로 4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3개 카운티에 사는 주민은 워싱턴주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230만명이 살고 있는 킹 카운티가 워싱턴주 전체 인구의 29.5%, 피어스카운티가 11.8%, 스노호미시 카운티가 10.9%를 차지해 3개 카운티 인구를 합치면 워싱턴주 전체 인구의 52.2%이다. 워싱턴주 가장 큰 도시인 시애틀시는 1.1%인 8,400명이 늘어 전체 인구가 76만9,500명인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애틀 도심에서 외곽도시로 많이 빠져나갔을 것이라는 추산과는 달리 실제 인구가 늘었다.


시애틀시장에 브루스 해럴, 콘스탄틴 4선

브루스 해럴 전 시애틀시의회 의장이 11월 치러진 선거에서 시애틀시장에 당선됐다. 해럴은 65%를 얻어 35%를 얻은 로레나 곤잘레스 현 시애틀 시의회 의장을 30% 포인트 차로 꺾었다. 1958년 시애틀에서 흑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해럴 시장은 가필드 고등학교와 워싱턴대학(UW)에서 풋볼 선수로 활약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다 시애틀 시의원직에 도전해 정치에 입문한 인물이다. 다우 콘스탄틴 킹 카운티장도 58%의 지지를 얻어 42%를 득표한 베트남계인 조 뉴엔 워싱턴주 상원 의원을 16%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4선에 성공했다. 킹 카운티 수장을 4선 연임하게 된 것은 50여년 만에 처음이다. 한인 밀집지역인 타코마 시장에는 현역인 빅토리아 우다드 시장이, 페더럴웨이시는 짐 페럴 시장이 당선됐다. 워싱턴주 한인인 선 황씨는 매타와 시장 출마해 아쉽게 낙선했다.

시애틀 지역 집값 올해도 폭등

코로나 팬데믹 이후 불붙기 시작한 시애틀 집값이 올 한 해도 달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열기를 이어나갔다. 시애틀 지역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 1월까지 피닉스 다음으로 2위를 달리다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연속 상승률 전국 3위를 유지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업체 NMLS 집계에 따르면 시애틀 지역 11월 중간주택 가격은 킹 카운티는 82만달러, 스노호미시 카운티 69만5,000달러, 피어스 카운티 51만5,000달러로 작년 11월과 비교하면 각각 12.25%, 22.8%, 15.7%씩 큰 폭으로 올랐다.특히 1년간 시애틀 중간주택가격(85만달러) 상승률이 3.7%에 그친데 반해 벨뷰 등 이스트사이드(143만달러)는 34.7%, 북부 타코마(60만달러)는 18.2%, 중부 타코마(43만9,402달러)는 약 10%씩 크게 뛰었다. 중심에서 불붙기 시작한 집값 상승세는 들불처럼 외곽으로 이어졌다. 킷샙, 서스턴, 왓콤 등의 11월 집값은 지난해 대비 최고 24.3%(왓콤 카운티) 올랐다. 일년 내내 셀러스 마켓이 이어지며 웃돈을 얹어주거나 현찰오퍼가 성행했다.

아마존 베조스 퇴임…게이츠부부 이혼

시애틀에서 태어난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부호 가운데 한 명인 제프 베조스가 7월 5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아마존 법인 설립 27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아마존을 현재 온라인 소매시장 점유율 41%의 공룡으로 키워낸 그는 이사회 직함은 유지하지만 앞으로 우주탐사, 자선사업, 부동산 투자 새로운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는 결혼생활 27년만에 공식 이혼했다. 5월 3일 트위터를 통해 이혼 합의사실을 발표한데 이어 3개월 만에 킹카운티 법원은 두 사람의 이혼을 법적으로 확정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는 1987년 교제를 시작해 1994년 결혼했으며, 2000년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신생 프로하키팀 크라켄 시즌 시작

시애틀의 신생 프로 아이스하키팀 크라켄이 올 시즌 처음으로 2021 미국 프로아이스하키리그에 합류하며 역사적인 출발을 했다. 크라켄은 10월 23일 홈 구장인 클라이미트 플렛지 어리나에서 캐나다 벤쿠버 태넉스와의 첫 경기를 가졌다. 이날 홈개막전에는 모두 1만7,151명의 관중이 입장해 입장권이 매진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크라이미트 프렛지 어리나는 지난 25년 동안 ‘키 어리나’로 불렸지만 완전히 허물고 10억 달러를 들여 새롭게 개축했다. 아마존은 체육관의 새로운 이름을 짓는 권리인 ‘작명권’을 구입한 뒤 ‘클라이미트 플렛지 어리나’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에 앞서 크라켄은 9월 8,000여만 달러를 들여 노스게이트 몰에 신축한 팀 연습장 ‘크라켄 커뮤니티 아이스플렉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또한 10월 2일 사운드 트랜짓은 시애틀 경전철 노스게이트 연장구간을 개통해 아이스링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러셀 윌슨 부상…시혹스 최악의 해

시애틀 프로 풋볼팀 시혹스가 최악의 해를 보냈다. 시즌 시작 후 힘겹게 승패를 이어가던 시혹스는 지난 10월 쿼터백 러셀 윌슨이 부상하며 위기에 처했다. 윌슨은 디비전 라이벌인 LA램스를 홈구장으로 불러들여 치른 시즌 5번째 경기 3쿼터에서 패스를 시도하던 중 램스의 명수비수 애론 도날드와 충돌하며 가운데 손가락을 크게 다쳤다. 부상으로 윌슨이 경기에 결장하며 시혹스는 연패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NFL 입문 후 단 1경기도 결장하지 않은 러셀 윌슨의 기록도 깨졌다. 윌슨이 부상에서 회복한 뒤 한달 여만에 다시 경기에 나섰지만 이미 꼬인 시혹스의 스텝은 회복불가능했다. 지난 26일 눈이 내리는 가운데 홈구장 루멘필드에서 치러진 경기에서도 시혹스는 졸전으로 베어스 역전패를 당하며 5승 10패를 기록중이다. 시혹스의 플레이오프 진출도 결국 좌절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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