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찰관 딸이 경찰관들에 살해돼...레드몬드 경찰국, 과잉진압 사건 15개월간 은폐기도?

2021-12-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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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구조를 요청한 자기 딸이 출동한 레드몬드 경찰관들로부터 집중총격을 받고 사망했지만 1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사건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그녀의 아버지가 토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미시간주에서 서장급으로 은퇴한 전직 경찰관이다.

포트 오차드에 거주하는 마이클 토마스는 경찰관들이 신고자인 자기 딸을 도와주기는커녕 되레 살해했는데도 전혀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들이 사건의 사태악화 예방과 안전한 용의자 체포요령 등 경찰관의 기본수칙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딸 안드레아 처나(39)는 작년 9월20일 밤 출동한 경찰관들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다며 전 남편에게 빨리 와달라고 전화했다.


오래 동안 우울증과 강박관념에 시달려온 그녀는 6년전 남편과 이혼하고 잠시 포트 오차드의 부모 집에 머물다가 사건 한 달전 레드몬드의 고급 아파트인 모데라 아파트의 4층 1베드룸으로 독립해 나왔다. 밴더빌트대 출신의 IT 기술자로 6자리 연봉을 받았던 그녀는 정신질환 문제로 직장을 그만뒀다.

그녀는 사건당일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한다”며 아파트 문을 총격했고 베란다 나와서도 마당에 있는 경찰관에 총을 겨누다가 경고를 듣고 총을 들고 침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무장했다는 무전을 받은 동료경찰관들이 그녀의 방으로 진격하자 그녀는 무장하지 않은 채 복도로 나왔고 경찰관 지시에 순순히 응했다. 하지만 약 5분 후 경찰관 한명이 그녀에게 6발을 난사했다. 경찰학교를 5개월 전에 졸업한 신참이었다.

그는 처나 여인이 아파트 문고리를 잡으려고 손을 뻗쳤다며 그녀가 총을 가지러 가려는 줄 알았다고 총격이유를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법률 팀 변호사인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사망한 직후 현장에 도착했다. 올해 6살인 아들은 양육하고 있는 그는 아들이 30년 경찰경력의 외할아버지를 영웅으로 알고 있다며 어머니가 경찰 총에 죽었다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에 밝혔다.

사건현장인 아파트 복도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목격자도 없었으며 경찰관들도 바디캠을 착용하지 않았다. 출동한 경찰관 6명 중 비 살상무기인 테이저 건(전기충격 총)을 휴대한 사람은 총격한 장본인인 대니엘 멘도자 한명 뿐이었다. 그는 비무장 상태인 처나에게 테이저 건을 사용하지 않고 곧바로 총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 사건의 독립조사를 맡았던 킹 카운티 셰리프국은 해당경찰관들은 물론 레드몬드 경찰국이 전혀 협조하지 않아 수사가 불가능하다며 사건을 킹 카운티 검찰에 이첩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경찰국의 이 같은 조치가 경찰관 노조 전속 변호사의 작전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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