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백신 의무화에 직원 갈라서...워싱턴주 시골병원서 원장과 딸 간호사 대립

2021-11-0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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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턴 종합병원서 부부 전문의도 대립해

백신 의무화에 직원 갈라서...워싱턴주 시골병원서 원장과 딸 간호사 대립

로이터

제이 인슬리 주지사의 백신접종 의무화 조치(맨데이트)가 워싱턴주 동남부의 한 시골병원 종업원들을 철저히 양분시켰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도했다.

데이턴 종합병원의 CEO인 셰인 맥과이어는 지난 8월 인슬리의 맨데이트 발동 이후 의사들과 간호사들을 포함한 기백명의 전체 종업원들이 백신 접종파’와 ‘거부파’로 반반씩 갈라섰다며 자신은 백신접종을 강력히 옹호하지만 간호사인 자기 딸은 완강하게 반대했고, 결혼생활 40년의 호흡기질환 전문의 부부조차도 찬반으로 갈려졌다고 말했다.

맥과이어는 종업원들과 병원 부속시설인 요양병원 환자들에게 “우리는 한 팀”이라며 백신접종을 열심히 종용했지만 자기 딸을 비롯한 백신 거부파들은 주지사의 멘데이트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월권행위며 의료적 독재정치라고 맞섰다고 하소연했다.


보수지역인 이곳 주민들은 정부가 백신접종을 너무 서두르고 과잉공급 한다거나, 주지사 맨데이트가 주민들을 옭아매려는 사회주의 발상이고, 백신을 맞으면 뷸임 되거나 유전자가 바뀔 수도 있다는 등 TV와 인터넷 같은 미디어는 물론 마켓 등지에 떠도는 루머에 주민들이 너무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맥과이어는 설명했다.

그는 동네 한 커피숍은 ‘마스크 착용’ 사인판을 붙인 반면 다른 커피숍은 ‘무 마스크 OK’ 사인판을 내걸고 있고, 한 양조장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한 피자가게는 ‘백신주사 안 맞았어도 무방’하다는 직원모집 광고를 내는 등 동네 주민 2,700여명이 맨데이트를 두고 양분돼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맨데이트의 시한이었던 10월18일이 다가오면서 백신접종 불이행으로 해고당하기 전에 스스로 사직하거나 은퇴하는 종업원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일부 간호사들은 맨데이트가 비교적 가벼운 이웃 아이다호나 몬태나주로 이주했다.

종교적 또는 의료적 사유로 백신접종 면제신청을 낸 종업원들도 늘어났다. 요양병원에서 코비드 사망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을 정도로 25년간을 헌신적으로 일 해오며 병원을 자신의 집이라고 불렀던 케이티 라후턴 간호실장도 맨데이트 시한에 맞춰 병원을 떠났다.
맥과이어는 맨데이트 시한 종료 후 전체 직원의 90% 정도를 유지시킬 수 있었다며 인사과장에게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내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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